南 위성락-北 이용호 마주 않을까… 印尼 ARF서 ‘핵 협상 파트너’ 대면 가능성

입력 2011-07-22 00:29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인 이용호 외무성 부상이 2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가 열리는 인도네시아에 도착했다. 이 부상은 당초 북한의 공식 대표단 명단에 없었으나 뒤늦게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6자회담을 이끌어낼 수 있는 남북 핵 협상 ‘파트너’끼리의 만남이 성사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박의춘 북한 외무상은 이날 오후 9시30분 인도네시아 발리 공항에 도착했으며 이용호 부상은 따로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측 대표단은 이들 외에 이흥식 국제기구국장과 백현철 아주국 부국장, 방광혁 과장, 장춘식 선임담당관, 임창렬 선임담당관 등 8명이었다.

명목상의 외교수장인 박 외무상과 달리 이 부상은 북핵 협상을 책임지고 있는 ‘실세’다. 6자회담 북한 측 수석대표를 맡았던 김계관 부상이 지난해 9월 말 제1부상으로 승격되면서 바통을 이어받았다. 이 부상은 지난해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ARF에는 차석대표(참사)로 참석해 천안함 사건과 북핵 문제와 관련한 외교적 대응을 주도했다.

이번에는 한층 격상된 ‘부상’의 지위로 ARF에 참석하는 만큼 지난해보다 더욱 활발하게 양자·다자 접촉을 주도할 가능성이 크다. 유창한 영어구사 능력에다 세련된 매너로 서양 외교관들에게도 ‘통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대목은 이 부상과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위성락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의 회동 가능성 여부. 두 사람이 만날 경우 ‘남북 비핵화 회담’이 성사되는 효과를 갖는다는 분석이다.

현재 남북 비핵화 회담을 출발점으로 북·미대화를 거쳐 6자회담 재개로 이어지는 ‘3단계 접근방안’에 힘이 실리게 돼 6자회담 재개 흐름에 강한 추동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환 외교장관과 박 외상이 비공식적으로나마 조우한다면 남북 간 대화 물꼬를 트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거라는 관측도 있다.

북한은 ARF가 열리는 23일 남북 비핵화 회담과 북한 핵 문제 등 한반도 관련 현안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