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병 체육시설 확충은 뒷전… 軍, 골프장 증설에만 열올려
입력 2011-07-21 21:58
군이 사병들을 위한 체육시설 확보는 뒤로 한 채 간부들이 이용하는 골프장 증설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회예산정책처는 21일 펴낸 ‘병력운영 및 전력유지 사업평가’ 보고서에서 “국방부가 최근 3년간 사병들이 사용하는 실내체육시설 확보를 위한 군인복지기금 예산은 전혀 편성하지 않았다”며 “간부들이 사용하는 체력단련장(골프장) 증설 예산만 복지기금사업 예산 중 95% 이상씩 책정해 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예산정책처는 이어 “국방부가 2012∼2016년까지 골프장 신·증축비로 900억원의 예산을 추가로 지불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군 골프장은 작전 및 훈련, 보급수송 등 군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기관에 해당하지 않는 데다 이용자 중 현역군인 비율이 20% 미만이어서 유류 구입시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일부 체력단련장은 면세유류를 사용해 2007∼2010년까지 4년간 약 15억원의 세금을 적게 부담했다.
군 의료체계에도 문제점이 드러났다. 국방부는 군 의료 발전을 위해 연간 약 16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현역병의 민간 의료기관 이용은 오히려 증가해 국방부 부담금액은 2006년 274억원에서 2010년 336억원으로 늘어났다.
또 군 병원이 간부 건강검진을 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민간병원의 출장 건강검진을 실시, 매년 검진비용으로 약 50억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군 병원에서 CT와 MRI를 촬영하는 방사선병 67명 중 방사선사 자격증을 보유한 병사는 8명에 불과해 일부 병사들이 방사선에 피폭됐을 가능성도 지적됐다.
노용택 기자 nyt@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