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혈병 환자 골수이식 후 망가진 양쪽 폐 다른 사람의 건강한 폐 이식수술 첫 성공
입력 2011-07-21 19:22
연세의료원 백효채 교수팀
백혈병으로 조혈모세포이식(골수이식) 수술을 받았으나 ‘폐쇄성세기관지염’이란 폐질환이 합병돼 생명이 위독해진 환자를 국내 의료진이 폐 이식술로 살렸다.
연세의료원 강남세브란스병원 흉부외과 백효채 함석진 교수와 혈액내과 김유리 교수팀은 지난해 9월 만성 백혈병 환자 고모(21)씨를 대상으로 양측 폐 이식 수술을 시행하고 1년여간 추적 관찰한 결과, 별다른 이상반응 없이 건강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21일 밝혔다. 백혈병 환자를 대상으로 망가진 양쪽 폐를 다른 사람의 건강한 폐로 바꿔주기는 처음이다.
고씨는 2008년 6월 골수이식 수술을 받고 난치성 백혈병을 극복했으나 2년여 뒤인 2010년 8월 폐쇄성세기관지염이 합병돼 면역억제제 투여 등 동원 가능한 모든 치료에도 불구하고 폐 기능이 급속히 떨어져 폐 이식이 필요하다는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백 교수는 “골수이식 수술 후 면역력이 극도로 떨어진 상태의 환자에게 또 다른 장기인 폐를 이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지만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 이식 수술을 성공적으로 갈무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폐 이식 수술 후 세균 및 바이러스 감염 위험도 잘 극복해 온 고씨는 오랜 병상 생활로 약해진 근력을 강화하는 재활치료를 받고 있다. 백 교수는 고씨가 올 가을쯤 일상생활에 완전히 복귀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