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갚는 능력 대기업 늘고 중기 줄어

입력 2011-07-21 21:19

지난해 국내 제조업체들의 빚을 갚는 능력은 개선됐지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는 오히려 더욱 벌어졌다. 제조업체의 배당금 지급액은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은 ‘2010년 제조업 현금흐름 분석’에서 외부감사 대상 업체 중 제조업체 6778개의 현금흐름보상비율은 67.8%로 전년 65.2%보다 2.6% 포인트 상승했다고 21일 밝혔다. 현금흐름보상비율은 영업활동을 통해 창출한 현금으로 단기차입금과 이자비용을 어느 정도 부담할 수 있는지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그러나 기업 규모별로 보면 대기업은 현금흐름보상비율이 2009년 89.8%에서 지난해 96.3%로 6.5% 포인트 높아졌으나 중소기업은 34.7%에서 31.0%로 3.7% 포인트 하락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현금흐름보상비율 차이는 2009년 55.1% 포인트에서 지난해 65.3% 포인트로 늘었다.

한편 지난해 제조업체의 배당금 지급액은 21억5600만원으로 1995년 현금흐름통계가 편제된 이후 최대 규모였다. 최근 금융권에 대한 고배당 논란이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체 역시 주주에 대한 고배당 제공 혐의에서 자유롭지 못한 셈이다.

배당률(배당금/자본금) 추이만 봐도 최근 크게 높아졌다. 배당률은 2007년 15.14%에서 2008년 9.54%로 크게 떨어졌지만 2009년 12.44%, 2010년 15.78%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률은 역대 최고다.

재무활동 현금 유입에 대한 배당금 지출 비중은 179.7%로 전년(65.3%)보다 세 배 가까이 급증했다.

배당금 지급이 급증하면서 제조업의 재무활동으로 인한 현금 유입은 2009년 21억4000만원에서 지난해 12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