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美 무인정찰기 격추시켰다”… 美 정보당국선 부인
입력 2011-07-21 18:34
이란 정부가 신형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고 있다고 발표한 데 이어 핵시설을 정찰하던 미군 무인정찰기를 격추했다고 밝히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소속 알리 아가자데 다프사리 의원은 “이란혁명수비대가 포르도 핵시설 상공을 비행하던 무인정찰기를 격추시켰다”고 밝혔다고 CNN방송이 이란 국영방송 프레스 TV를 인용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무인정찰기는 핵시설 위치와 시설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무인정찰기가 언제 격추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보도는 전날 라민 메흐만파라스트 이란 외무부 대변인이 “핵발전소에 신형 원심분리기를 설치하고 있다”며 “양질의 농축우라늄을 더 빨리 생산하게 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한 뒤 나온 것이다.
포르도 핵시설은 2009년 서방 정보기관이 발견한 뒤 집중 감시를 받는 곳이다. 앞서 지난달 7일 페레이둔 압바시 이란원자력기구 대표는 “나탄즈 기지에 있는 핵시설을 연말까지 포르도 기지로 옮겨 20% 농축우라늄을 생산할 계획”이라면서 “농축우라늄 생산성이 3배 향상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이란은 핵개발이 평화적 목적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미국과 프랑스를 비롯한 국제사회는 농축우라늄 생산이 계속되면 핵무기 생산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과의 협상이 실패할 경우 무력 사용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이란은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을 잇는 호르무즈 해협을 폐쇄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이곳은 전 세계 석유 수송의 약 40%를 차지하는 요충지다.
미 정보당국은 무인기 격추 사실을 부인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전했다. 이란은 지난 1월에도 미 해군 소속 무인정찰기 2대를 격추했다고 발표했지만 미 국방부는 이를 부인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