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카에다 발행 잡지에 오페라하우스… 호주 “테러 대상되나” 긴장

입력 2011-07-21 18:35

“AK 소총으로 무장하고 아세톤 과산화물(고성능 폭약)을 만들자.”

국제테러조직 알카에다가 발행하는 영문 온라인 잡지 ‘인스파이어(Inspire)’ 최신호 ‘오픈 소스 지하드(Open Source Jihad)’ 페이지에 실린 문구다. 문제는 이 글과 함께 실린 사진이다.

폭탄 제조기술과 AK-47 자동소총 제작법 등을 상세히 소개한 기사에 호주 시드니의 명물 오페라하우스의 전경이 함께 실려 호주 당국이 긴장하고 있다고 AFP통신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스파이어는 이 기사에서 게릴라식 전술, 무기조작 훈련, 테러관련 활동 등에 대해서도 자세히 언급했다. 호주 연방정부는 인스파이어가 오페라하우스를 직접적인 공격 대상으로 지목하지는 않았지만 테러 가능성도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로버트 매클랜드 법무부장관은 “호주통신미디어청(ACMA)에 일반인들의 인스파이어 접속을 차단하도록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현재 일반인들의 인스파이어 접속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하지만 호주 정부는 이런 조치에도 불구하고 다른 경로를 통해 얼마든지 인스파이어에 접속할 수도 있다면서 이를 이용해 호주에서 자생하고 있는 테러리스트들이 테러를 저지를 가능성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전에 발행된 인스파이어에는 미국 뉴욕, 워싱턴DC 등지의 주요 건물이 등장해 왔다.

매클랜드 장관은 “오페라하우스 사진이 인스파이어에 등장했다고 해서 알카에다가 호주와 호주인들을 직접적인 테러 대상으로 지목했다고는 판단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오페라하우스를 관할하는 뉴사우스웨일스주 경찰은 “오페라하우스 등 주요 건물을 대상으로 한 이렇다할 테러 징후는 전혀 없다”고 말했다.

인스파이어에 등장한 오페라하우스 전경 사진은 2004년 호주 관광 진흥을 위해 만든 사진 가운데 하나로 밝혀졌다. 인스파이어는 테러리즘과 폭탄 제조를 다루는 영문 잡지로, 주로 예멘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활동하는 알카에다 요원들이 정보를 취합해 올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