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건너 세계를 넘는다…줄넘기 국가대표 47명을 아십니까
입력 2011-07-22 00:35
20일 찾은 인천 만수동의 한 체육관은 바닥에 줄 부딪치는 소리와 음악 소리가 섞여 여느 체육관과 다른 모습을 하고 있었다. 발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빠르게 줄을 넘는 비교적 단순한 동작부터 비보잉을 연상시키는 고난도 동작까지 초·중등학생 10여명이 줄에 맞춰 갖가지 동작을 연습하고 있었다.
이들은 22일부터 전남 목포에서 개막하는 아시아줄넘기선수권대회 출전을 앞두고 마지막 연습 중인 15세 미만 줄넘기 대표 선수들로 한국은 이번 대회에 모두 47명을 출전시킨다.
줄 하나만 있으면 할 수 있는 운동으로 생각되는 줄넘기에도 국가대표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줄넘기는 1997년 제 1회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된 이래 지난해까지 7번의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됐고, 대륙별선수권대회도 2년 마다 개최돼 각 국가별로 기량을 겨뤄왔다. 지난해 영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는 48개국에서 36만5000명 이상이 등록할 정도로 저변이 넓은 스포츠다.
이번 아시아선수권대회는 개인전, 단체전, 아시아컵(국가대항전) 등 크게 세 부분에 10개국에서 온 400여명의 선수가 참가한다. 개인전에서는 30초 동안 줄을 넘은 횟수를 측정하는 스프린트, 3분간 기록을 재는 인듀어런스, 3단 뛰기, 프리스타일 등 네 개 종목이 치러지고 단체전에서는 한 줄 또는 두 줄을 이용해 횟수를 측정하는 스피드 종목과 프리스타일로 다양한 기술을 선보인다.
이들 종목은 모두 15세 미만 남·여 종목과 15세 이상 남·여 종목으로 다시 나뉜다. 아시아컵은 4명에서 18명까지 국가를 대표하는 한 팀이 출전, 음악에 맞춰 연기를 선보이는 것으로 줄넘기 대회의 백미로 꼽힌다. 심판들이 계수기를 이용해 기록을 측정하는데 스피드 종목의 경우 워낙 빨라 선수들의 한쪽 발만 보고 기록을 잰 후 측정 횟수에 곱하기 2를 한다. 우리나라가 강점을 보이는 15세 미만 선수들의 경우 남·여 구분 없이 30초 동안 170∼180회의 기록을 갖고 있다. 1초에 5∼6번 줄을 넘는 셈이다.
스피드 경기 외에 프리스타일 경기는 60초에서 75초 사이의 시간 동안 선수들이 다양한 기술과 함께 안무를 선보이는 것으로 리듬 체조와 비슷하다. 다섯 가지 필수 요소를 사용해야 하지만 동작들은 개인이 얼마든지 개발 가능해 수백 가지의 동작이 있다. 김진환 한국줄넘기협회 수석부회장은 “줄넘기의 경우 생활체육으로만 알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전문 경기인이 많은 종목이다”며 “생활체육 중 대륙별로 연맹을 갖추고 세계선수권대회를 하는 거의 유일한 종목이다”고 말했다.
인천=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