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CC 총회 준비 또 1대3의 시각차
입력 2011-07-21 18:20
[미션라이프]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과 3개 교단 간 기 싸움이었다.
21일 서울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열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정기실행위원회에선 세계교회협의회(WCC) 총회 주체 문제를 두고 감정적인 발언이 오갔으며, 일부 인사가 퇴장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날 예장 통합은 NCCK 가맹교단 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전체가 참여하는 조직을, 기독교대한감리회와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는 NCC 중심의 대회 개최를 주장했지만 입장차만 확인하고 평행선을 달렸다.
51명의 실행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오후 2시 차분한 분위기에서 개회예배가 드려졌다. 이영훈 NCCK 회장은 “성경은 하나 되게 하는 능력이 성령님께 있다”면서 “말씀대로 힘써 지킬 때 한국교회가 개화기 사회발전의 결정적 영향을 미쳤듯 제2의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화기애애하던 분위기는 위원회 ‘평화열차 프로젝트’를 논의할 때 얼어붙기 시작했다. 평화열차 프로젝트는 2013년 WCC 총회를 기념해 유럽과 러시아를 거쳐 신의주 평양 서울 부산을 잇는 열차를 운영하자는 이벤트다. 취지에 공감한 실행위원들은 찬성의결에 들어가려던 차에 “WCC 총회를 기념해 열리는 행사인데 NCC가 먼저 의결, 향후 준비위원회가 발족하면 부담감을 줄 수 있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이때부터 WCC 준비과정에서 소외되고 있다고 판단한 3개 교단 인사들이 발언의 수위를 높였다. 성공회는 “대회를 유치한지 2년이나 지났음에도 아직까지 준비위원회 조차 구성 못한 이유가 뭐냐”면서 “하나 되지 못한데 책임을 통감하며 준비위원회와 기획위원회 모임에서 빠지겠다”는 폭탄발언을 해버렸다. 기감도 “대회 기획위원회가 결의도 않은 서신을 WCC에 보낸 것은 분명하게 문제가 있다”고 거들었다.
가장 강경 입장을 내 놓은 것은 배태진 기장 총무였다. 배 총무는 “지금까지 모든 문제는 예장 통합이 모든 것을 주도하려고 하니 비롯된 것”이라며 “이런 이유에서 기장과 기감, 성공회 총무들이 성명서를 낸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하면서 한 개 교단이 모든 것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면서 “예장 통합이 NCCK의 연합과 일치 정신을 깨고 있다”며 발언을 높였다. 곧바로 예장 통합 소속 실행위원 4명이 퇴장해버렸다.
조성기 예장 통합 사무총장은 “2009년 11월 WCC 총회 유치 후 한국교회 전체가 참여하는 축제가 되기 위해 NCC 회원교회 50%, 비회원교회 50%로 공정하게 대회주비위원회를 구성해 왔다”면서 “사실 확인 않고 교단과 한 개인을 폄하하는 것은 품위 없는 행동이며 에큐메니컬 정신에서 보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반박했다. 결국 이날 회의는 난상토론으로 3시간 만에 마무리됐다.
전병호 기독교대한복음교회 전 총회장은 “약간의 의견차이가 있지만 한국교회 발전과 WCC 총회가 더욱 잘 이뤄질 줄 믿는다”면서 “대승적 차원에서 합의해 한국교회가 더욱 힘차게 대회를 준비해가는 역사가 일어나게 해 달라”고 폐회기도를 했다.
백상현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