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항기 개발국으로 비상하다… 국내 최초 4인승 시범비행 성공
입력 2011-07-20 21:32
우리나라가 민간 항공기 개발국 반열에 진입했다.
한국은 군용기 분야에서 10여년 전 기본훈련기인 KT-1의 독자 개발에 성공해 수출까지 했다. 그러나 민항기는 기술 부족으로 지금까지 전량 수입해 사용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 항공안전등급 세계 1위, 화물수송량 3위, 여객수송량 15위에 올랐지만 민항기 1대도 만들 능력이 없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 성과가 무색하다.
이에 국토해양부는 2008년부터 한국항공우주산업, 항공우주연구원, 데크항공, 아스트 등 산·학·연 협력체를 구성, 5년간 총 774억원을 투입해 민항기 개발에 본격 착수했고, 3년여 만에 4인승 소형 항공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소형 항공기이지만 민항기를 생산할 능력을 갖춘 것은 세계 28번째다.
국토부는 20일 경남 사천시 한국항공우주산업에서 시제기(첫 비행기) 시범비행을 성공리에 마치고 일반에 공개했다.
시제기는 단발 프로펠러기다. 기체의 약 90%가 순수 국내 기술력으로 제작됐다. 총 이륙중량은 1633㎏로 기체를 탄소복합재로 만들어 무게를 크게 줄였다. 최대 속도는 시간당 389㎞이고, 최대 비행거리는 1850㎞로 일본 전 지역과 중국 주요 도시, 동남아 일부 지역까지 갈 수 있다. 엔진에는 연비를 약 10% 절감하는 첨단 전자 조절장치가 장착돼 있다. 비행 고도는 최고 7600m.
판매 가격은 대당 6억원 정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조종사 비행교육 훈련용, 레저용, 사진촬영 같은 사업용 등 다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국민 공모 등을 거쳐 애칭을 ‘나라온’으로 정했다.
국토부는 내년에 2인승 소형 항공기도 개발할 계획이다. 2013년을 목표로 추진 중인 미국 연방항공청(FAA)과의 항공안전협정이 마무리되면 해외 수출에도 박차를 가할 생각이다.
김정현, 창원=이영재 기자 kjhy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