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향해 돌진하던 남자 얼굴 “쩍” 머독 부인의 매운 손
입력 2011-07-20 18:28
루퍼트 머독(80)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의 부인이 19일(현지시간)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봉변을 당할 뻔한 남편을 구해 스타로 떠올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 등 영국 언론이 집중 조명했다.
주인공은 머독의 세 번째 부인인 중국계 미국인 웬디 덩(42). 밝은 핑크색 샤넬 재킷과 검은색 스커트를 입고 등장한 웬디는 시종 머독과 아들 제임스 뒤에 앉아서 상황을 지켜봤다. 아무 말 없이 조용히 있을 것이라는 예상은 한 남자가 벌인 소동과 함께 완전히 빗나갔다.
코미디언이자 사회운동가 조니 마블스는 청문회 도중 면도용 크림을 잔뜩 묻힌 접시를 들고 머독을 향해 돌진했다. 다들 당황한 사이 웬디는 재빨리 일어나 마블스를 향해 달려들었고 오른손으로 그의 얼굴을 강하게 후려쳤다. 때리는 모습이 방송화면에 잡히진 않았지만 ‘쩍’ 하는 소리가 들렸다. 텔레그래프는 고등학교 때 배구선수였던 웬디가 배구를 하듯 강한 스파이크를 날렸다고 묘사했다.
마블스를 제압한 웬디는 얼굴에 면도용 크림이 묻은 남편의 모습이 전파를 탈까봐 손수 얼굴을 닦아줬다. 그리고 팔로 그의 얼굴을 살며시 껴안으며 애정을 과시했다. 가디언은 웬디의 활약상이 영화 ‘미녀삼총사’의 한 장면 같았다고 표현했다.
청문회에서 머독에게 질문 공세를 펼치던 노동당 톰 왓슨 의원도 “당신 아내는 훌륭한 훅 펀치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도 “웬디를 방해하면 안 되겠다”며 놀라움을 표했다고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이 장면은 인터넷에서도 화제가 됐다. 페이스북에는 그의 팬페이지가 개설됐고, 트위터에는 “웅크리고 있는 호랑이 같다”며 그의 빠른 동작에 찬사를 보낸 글이 끊이지 않았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웬디의 행동 덕분에 머독은 어떤 PR회사가 한 것보다 큰 이미지 쇄신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가디언은 전했다.
웬디는 중국 광저우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으며 예일대를 졸업했다. 머독이 소유한 홍콩 위성방송 스타TV에서 일하다 1997년 칵테일파티에서 머독을 처음 만났고, 99년 결혼했다. 머독은 전 부인과 이혼한 지 17일 만에 웬디와 식을 올렸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