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아파트·1100만원짜리 車… 실리콘밸리 젊은 부자들 사치 버리고 ‘통큰 기부’
입력 2011-07-20 21:48
‘월세 소형 아파트에서 수십 년 된 구두를 신고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소시민이 아닌 20, 30대 억만장자들의 얘기다.
미국 LA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한 젊은 사업가들이 과시할 수 있는 스포츠카나 호화저택 등을 거부하고 검소한 생활을 추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금융소프트웨어기업 인튜이트의 최고경영자(CEO)인 아론 패처(30)는 실리콘밸리 내 팔로알토에서 방 1개짜리 56㎡ 크기의 소형 아파트에 살고 있다. 가구는 오래된 소파와 TV뿐이다. 또 그가 가장 좋아하는 신발은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39년 된 갈색 가죽 구두이며 이발도 유명 뷰티숍 대신 12달러(1만3000원)짜리 이발소를 이용한다. 그는 얼마 전까지도 주행기록이 24만㎞를 넘는 1996년형 포드 승용차를 몰다 최근에야 2만9000달러짜리 일본제 스바루 자동차를 장만했다.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창업자인 마크 주커버그(27)도 최근 집을 사기 전까지 월세를 살았다. 그는 뉴저지주 뉴어크 지역의 공립학교에 1억 달러를 내놓았고, 지난해 말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 게이츠와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 워런 버핏이 주도하는 기부서약 캠페인에도 참여해 전 재산의 50%를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20일 SK엔카에 따르면 주커버그의 차는 혼다 Fit와 혼다 어큐라로 각각 1100만원대, 1300만원대다. 버핏은 2001년산 링컨 타운카를 타고 있는데 550만원밖에 안 된다.
미 경제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 최연소 억만장자’인 소프트웨어 업체 아사나 창업자 더스틴 모스코비츠(27)도 마찬가지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의 80만 달러짜리 아파트에서 살고 있고 자전거로 출퇴근한다. 비행기를 탈 때에도 일반석을 이용한다. 자신이 만든 자선단체에도 적극적인 기부활동을 벌이고 있다. 파일 공유서비스업체인 드롭박스의 CEO 드루 휴스턴(28)은 “최고급 승용차를 몰고 다니는 것보다 대중을 위해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것이 훨씬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