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자씨] 깨진 독을 품는 마음
입력 2011-07-20 18:01
결혼 주례를 부탁 받으면 꼭 신혼부부 예비 교육을 실시한다. 항상 그래 왔듯 이참에 결혼할 커플에게도 물었다. 인륜지대사라 할 수 있는 결혼식을 앞두고 뭐 공부 좀 하였느냐고.
그러면 십중팔구는 특별히 공부한 바 없다고 이실직고한다. 그럴 때면 최소한 이런 책,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한 권쯤은 읽었어야지. 남자와 여자의 차이점을 참 쉽게 설명한 책이거든, 소개를 한다.
그런데 이번 신랑은 좀 달랐다. “예, 같이 일하는 선배에게서 배운 바 있습니다. 깨진 독에 물을 부으면 계속 새어버려 물을 담을 수 없는 법, 그럴 경우는 차라리 깨진 독을 연못에 넣어버리면 물이 가득 채워지는 것처럼 항상 넓은 가슴으로 연못처럼 상대방을 품고 살아가겠습니다.”
모처럼 기특한 대답을 들었다. 오늘은 예비부부에게 오히려 한수 배웠다. 이런 깊은 진리를 터득한 신랑은 더 이상 교육할 필요가 없겠다고 칭찬을 했다.
임화식 목사(순천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