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 대북지원 재개

입력 2011-07-20 20:43

한기총 8월쯤 유아용 철분영양제 1만5000병 지원

NCCK 남측 감독 조건으로 밀가루 150여t 전달키로


한국교회가 굳게 잠긴 북한의 빗장을 풀기 위해 나섰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는 영양결핍 등으로 정상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북한 어린이를 위해 유·소아용 철분영양제 1만5000병(750상자)을 보내기로 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기총은 뉴질랜드에서 대북지원 활동을 펼치고 있는 우리아이돕기운동본부를 통해 북한 황해도 등지의 애육원 30여곳에 보낼 계획이다.

한 관계자는 “애육원 당 200∼300명의 아이들이 지내고 있다”며 “철분영양제로 면역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북지원 사업은 8월 중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철분제는 한 상자에 20병씩 들어 있으며, 철분제 한 병은 한 달치 분량이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도 지난 5월 1차 대북식량 지원에 나섰으며 이르면 오는 9월 2차 지원을 준비하고 있다.

NCCK 관계자는 “최근 정부가 300t 미만의 밀가루에 대해선 승인해주겠다는 입장을 밝힘에 따라 1억원 상당의 밀가루를 보낼 예정”이라며 “현재 밀가루가 품귀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최소 1개월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관계자가 모니터링에 반드시 참여해야 한다는 뜻을 이미 조선그리스도교연맹에 전달했다”면서 “국내 시세로 밀가루 t당 60만원이기에 140∼150t을 구매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NCCK는 앞서 지난 5월 18일 중국 국제구호단체인 애덕기금회를 통해 밀가루 172t을 지원한 바 있으며, 이후 한국기독교장로회와 캐나다연합교회, 영국감리교회 등 국내외 교회와 단체로부터 1억원을 후원받았다.

무엇보다 향후 교계의 대북지원 전망을 밝게 하는 것은 한국교회를 대표하는 두 기관의 수장들이 대북지원에 명확한 의사를 밝히고 있기 때문이다.

길자연 한기총 대표회장은 “남북이 대치관계가 된 지 60여년이 지나면서 아무런 죄도 없는 어린이들이 정치·군사 이데올로기적 문제로 희생되고 있다”면서 “어차피 남한이 껴안고 가야 할 아이들이기에 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말했다.

길 대표회장은 “남북의 평화적 공존은 배려와 장기적 안목에서 시작된다”며 “특별히 한국교회는 북한의 죄 없는 어린이들이 불행한 죽음을 맞지 않도록 그리스도 정신으로 힘껏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영훈 NCCK 회장도 “남북관계가 경색됐을 때 인도적 지원이야말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좋은 길이기 때문에 반드시 계속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통독이 결국 독일 교회가 보여준 기도의 힘에서 온 것처럼 진정한 화해와 평화가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께 있다는 생각 아래 한기총과 NCCK가 한마음이 되어 사랑 실천과 기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상목 백상현 기자 smsh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