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통합 기수는 정동영?… 한진重 현장 방문 등 행사일정 두드러져

입력 2011-07-20 22:07

민주당 정동영 최고위원이 요즘 진보정당 관계자들 사이에서 상당한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총선과 대선을 앞두고 야권에서 대통합 또는 연대 문제가 최대 화두라는 관점에서 보면, 민주당에서는 정 최고위원의 행보가 가장 두드러진다는 평가다.

실제 정 최고위원의 매일 일정은 민주당 지도부 중에서는 거의 독보적일 정도로 노동계와 진보진영 현안에 집중돼 있다. 이마트 탄현점에서 작업 중 질식사한 황승원씨 유가족 기자회견(19일), 한진중공업 현장 및 가족대책위 방문(17일), 고용노동부 청사 항의 방문(14일), 민주노총 김영훈 위원장 및 진보신당 노회찬 심상정 고문 단식농성 현장 방문(13일), ‘2차 희망버스’ 참석(9∼10일) 등이 대표적이다.

민주노동당 이혜선 노동부문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덕수궁 대한문 앞 단식농성장을 방문한 그에게 “요즘 정 최고위원에 대한 진보진영 내 평가가 좋다. 처음엔 한두 번 그러다 말겠지 했는데, 언론이 보든 안 보든 일관되게 함께하는 걸 보고 지금은 진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정 최고위원은 현장 중심 활동을 통한 ‘진보적 민주당’으로의 진화가 야권통합의 핵심고리라고 주변에 강조하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권주자로서 민주당 내 입지에 한계가 있으니까 야권연대쪽으로 외연을 넓혀 승부수를 던지려는 정치적 전략”이라고 분석한다.

하지만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건 아니다. 민노당 우위영 최고위원은 “그게 전략일지 몰라도 일관되게 실천하는 게 중요하다”며 “진보진영에 대한 그의 꾸준한 ‘양적 축적’이 어느 시점에 진정성을 인정받아 지지도를 비약적으로 높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진중공업 사태의 경우 노사 문제에 정치권이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아 진보적 선명성을 강화해 가는 그의 행보가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언론과의 통화에서 “한진중공업 분규가 정치적 사안이 아닌데 정치인이 가는 게 맞느냐”고 반박했다. 다른 관계자는 “희망버스가 아니라 ‘훼방버스’가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호경 기자 h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