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 “대구 출마”에 당 일각 “이해못할 선택” 볼멘소리

입력 2011-07-20 18:47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내년 총선 대구 달성 지역구 출마 결정으로 당이 어수선하다.

정두언 전 최고위원은 20일 여러 라디오 방송에 나와 “박 전 대표 같은 분이 불출마를 하든가, 비례대표 끝자리로 나오든가, 서울 강북 지역에 출마함으로써 당에 큰 변화를 주고 분위기를 쇄신하면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가 희생하는 모습을 보임으로써 국민들에겐 감동을 주고 당에는 일대 변화의 계기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친이명박계의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국회의원을 한 번 더 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총선에 이겨서 야당이 국회를 쥐고 흔들며 ‘박근혜 죽이기’에 혈안이 되는 걸 막는 게 중요하다”며 “향후 대선 가도에서 중요한 전략적 선택을 왜 이렇게 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고 비판했다.

지역구 의원 사이에선 박 전 대표가 총선 출마 선언으로 지원 유세를 받기 어렵게 됐다는 볼멘소리가 나왔다. 수도권 초선 의원은 “물리적으로 박 전 대표가 다른 지역의 유세 지원에 올인하기는 어려워진 게 아니냐”고 했다. 이에 한 친박계 의원은 “박 전 대표는 2004년 총선 때도 유세 지원을 요청한 곳을 모두 다녔다”고 일축했다.

친박계 일부에선 박 전 대표 발언에 ‘해석의 여지’를 두려는 기류도 있다. 한 중진 의원은 “박 전 대표의 발언은 정치공학적으로 생각해 지역구를 쉽게 옮기고 유권자들을 배반하는 행위는 하지 않겠다는 의미”라며 “진짜 거취 문제를 전략적으로 판단할 시점이 오면 그때 가서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 떠도는 각종 무성한 설(說)을 일축하기 위한 것으로, 정치 상황이 가변적인 만큼 지나치게 확정적으로 의미를 부여하지 말라는 것이다.

이런 가운데 당내에선 공천 논의의 주도권을 잡으려는 물밑 신경전도 시작됐다. 직전 지도부에서 공천개혁특위 위원장을 맡았던 나경원 최고위원은 이날 비례대표 후보 중 일부를 ‘나는 가수다’ 식의 서바이벌 투표로 선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나 최고위원은 또 “국민경선제 도입을 위한 당헌·당규 작업을 마무리했다”며 “평가위원회를 구성하고 현역 의원과 신인에 대한 평가지수를 만드는 문제를 8월 중 매듭짓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유승민, 남경필 최고위원은 “이는 나 최고위원 개인 의견에 불과하다”며 즉각 제동을 걸었다. 유 최고위원은 “정기국회 전에 민생 문제 등 결정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왜 자꾸 공천 이야기를 꺼내는지 납득이 안 된다”며 “공천 논의를 위한 TF 구성도 서두를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