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당 결정 따를것”-정동영 “지역구 재출마 고려”

입력 2011-07-20 18:47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내년 총선에서 자신의 지역구인 대구 달성에 출마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야권 잠룡들의 거취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손학규 대표는 최근 주변에 “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 아니다. 당의 결정을 따르겠다”고 밝힌 것으로 20일 전해졌다. 손 대표는 4·27 경기도 성남 분당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전 대표를 누르고 당선돼 주가를 올렸다. 그러나 내년 총선에서 여당의 텃밭인 분당에 재도전했다가 실패할 경우 대선 가도에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지역구 출마보다는 선대위원장 등 당 간판으로 나서 선거지원 활동에 집중해야 한다는 요구가 당 안팎에서 나올 수 있다. 반대로 민주당에 1석이 아쉬운 상황이 되면 재출마 압력이 거세질 수도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총선에서 승리하고 정권을 탈환할 수 있는 전체적인 전략이 중요해 이를 고민하고 있다”며 “총선 출마 등 거취 문제는 아직 논외”라고 말했다.

정동영 최고위원은 일단 현 지역구인 전주 덕진 재출마를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 최고위원은 2009년 미국에서 귀국하면서 ‘이곳에서 정치를 마감하겠다’고 선언한 만큼 현재로선 약속을 지키겠다는 입장이다. 당시 공천파동을 겪으며 무소속 출마까지 강행한 상황에서 다시 서울에 출마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하지만 측근과 지지자를 중심으로 “대선 후보가 고향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 제기될 가능성이 작지 않다.

정세균 최고위원은 ‘정치 1번지’라는 상징성 등을 감안해 서울 종로 출마를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그는 2009년 당 대표 시절 일찌감치 ‘19대 호남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 최고위원은 사실상 종로 출마 쪽으로 마음을 굳혔으나 “지역구 선택 문제보다는 야권 연대와 통합 논의가 먼저 열매를 맺어야 한다”며 출마 선언을 미루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참여당 유시민 대표는 비례대표 출마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지만, 향후 야권 연대 및 통합 논의 추이에 따라 거취가 유동적이다.

야권의 다크호스로 급부상한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여전히 현실 정치에 거리를 두고 있다. 그러나 부산·경남권의 야권 인사를 중심으로 출마 압박이 커지고 있다. 주변에서는 부산 또는 김해 출마설이 흘러나온다. 그가 총선에 직접 출마하지 않더라도 야당의 부산·경남 지역 선대위원장 등을 맡아 선거지원 활동을 할 것이라는 관측도 많다.

엄기영 기자 eo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