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초당적 적자 감축 합의-메르켈 “극적 조치 없을 것”
입력 2011-07-20 18:24
부채 문제로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는 미국과 유럽 간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난항을 거듭하던 미국의 채무한도 증액 협상은 상원 초당파 의원들이 내민 재정적자 감축안 발표로 돌파구가 마련된 반면, 그리스발 재정위기의 해법을 찾기 위해 21일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열릴 예정이지만 여전히 비관론이 우세한 상황이다.
민주당과 공화당의 재정적자 감축 추진 6인 그룹(갱 오브 식스)은 즉각 5000억 달러의 예산을 삭감하고 향후 10년간 3조7000억 달러에 달하는 부채를 줄인다는 내용을 담은 ‘그랜드 바겐’안을 19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진전이 없었던 채무한도 협상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민주당 미치 매코넬 원내대표와 공화당 해리 리드 원내대표 등 양당 지도부를 포함해 60명이 환영 의사를 밝혔으며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발표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협상 진전을 위한 좋은 소식”이라고 전했다.
다음 달 2일로 디폴트(채무 불이행) 사태를 피하기 위해서는 의회의 법안처리 절차 등을 감안할 때 22일까지 협상이 타결돼야 한다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백악관과 의회 간 극적인 타결 여부는 하원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공화당 강경파가 어떤 태도를 취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유로존의 재정위기에 대한 우려는 더욱 거세지고 있다. EU 정상회의가 21일 개최될 예정인 가운데 사태 해결의 열쇠를 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이날 제13차 독일·러시아 정부 간 협의를 마친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정상회의를 통해 극적인 조치가 나오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는 그리스 2차 구제금융 등과 관련한 합의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뜻을 시사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도 부정적 견해를 내비쳤다. IMF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그리스가 디폴트를 피할 방안이 마련되더라도 그 충격이 유로존 다른 지역으로 퍼지는 것을 막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아진 기자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