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제도 개선방안, 수목장 실천하는 교회들 눈길
입력 2011-07-20 16:25
[미션라이프] 정부가 자연장(自然葬)을 활성화하기 위해 제도 개선에 나섰다. 창조 섭리에 부합하는 수목장(樹木葬)을 실천하면서 기독교계의 바람직한 장묘 문화를 제시해주고 있는 교회들이 주목받고 있다.
20일 교계에 따르면 대표적인 수목장 실천 교회로 온누리교회가 꼽힌다. 온누리교회는 2005년 교인들을 위해 강원도 문막읍에 ‘온누리 가족나무동산’을 만들었다. 온누리 가족나무동산의 수목장은 가족묘 중앙에 추모목을 심고 나무 아래 유골이 담긴 항아리를 묻는 형태로 꾸려져 있다. 온누리 가족나무동산의 추모목은 두 사람을 안치할 수 있는 부모용과 6명을 모실 수 있는 가족용으로 나뉘어 있다. 고인을 위해 간단한 동판부표가 나무에 붙어 소박하게 꾸며져 있다.
안성 성결교회도 지난해 8월 경기도 안성시에 약 7272㎡(2200평) 규모의 자연추모공원을 조성해 성도들을 위한 수목장 공간을 만들었다. 분당 한신교회에는 ‘별세신앙’이라는 목회철학을 펼치고 2005년 소천한 서울 잠원동 한신교회 이중표 목사의 유해가 교회 앞 소나무 아래에 안치돼 있다.
자연장은 시신을 화장해 생긴 골분을 납골당 대신 나무·꽃·잔디 아래나 주변에 묻는 장사 방법을 말한다. 기독교계에서는 특히 수목장 형태의 자연장에 관심을 갖고 있다. 수목장에 대해 인간이 흙으로 돌아가 다시 대지에 기여한다는 점에서 창조 섭리에 순종하는 장례 방식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자연장 활성화를 위한 제도 개선은 지난 15일 정부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통과된 ‘장사(葬事) 제도 개선방안’의 핵심 내용이다. 정부는 법안 개정 등을 통해 법인이 자연장지를 조성할 때 기준 면적이 10만㎡이상에서 5만㎡이상으로 완화하고 추모시설 같은 건축물을 짓지 않는 경우 주거·상업·공업지역에도 자연장지를 만들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자연장은 아니지만 색다른 형태로 장묘 문화를 선도하는 곳도 있다. 서울 안국동 안동교회는 지난해 초 교회 내부에 장묘 공간인 ‘추모의 벽’을 세웠다. 추모의 벽에는 고인의 이름을 새긴 명패석으로 채워지고 있다. 추모의 벽에는 200개가량의 명패석이 들어서 있고 앞으로 600여개가 더 들어갈 수 있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소망교회는 경기도 양평 교회 수양관 앞마당에 ‘소망교회 성도의 묘’라는 비석을 세우고 비석 주변 자갈에서 화장한 골분을 뿌리도록 하고 있다. 비석과 주변에 깔아 놓은 자갈로 구성된 성도의 묘지는 1995년 2월 만들어졌다.
한국기독교장묘문화연구회 김오현씨는 “정부 규제가 완화되고 자연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 앞으로 기독교계를 중심으로 자연장 문화가 더욱 체계적인 모습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