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목사님 방송설교 보셨나요?” 라디오-TV-인터넷-스마트폰… 진화하는 방송설교의 세계
입력 2011-07-20 20:49
방송 설교는 불특정 다수에게 영혼 구원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1954년 기독교방송이 설립되면서 시작된 한국교회의 방송 설교는 라디오-케이블·텔레비전-인터넷-IPTV-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진화되고 있다. ‘성역 없는 복음 전파의 도구’와 ‘수평적 교인 이동 도구’라는 논쟁 속에서 시공간을 초월해 전 세계로 퍼지고 있는 방송 설교의 세계에 대해 알아본다.
◇방송 설교의 역사와 제작과정=방송 설교의 선구자는 조용기 여의도순복음교회 원로목사다. 조 목사는 64년부터 해외 성회를 다니면서 매스미디어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는 66년 라디오 설교를 시작했으며, 79년 컬러 TV로 설교 방송을 송출했다. 80년부터 13년 동안 지역 MBC에 방송 설교를 보내기도 했다. 95년 CTS가 출범하면서 본격적인 TV 설교가 시작됐다. 인터넷 설교는 C3TV가 출범한 97년부터다.
설교 방송은 크게 교회 제작과 방송국 제작으로 나뉜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사랑의교회 광림교회 지구촌교회 연세중앙침례교회, 용인 새에덴교회 등은 고화질 장비를 갖추고 있기 때문에 지상파 수준의 방송도 가능하다.
보통 6㎜ 카메라만 있어도 방송 설교가 가능하기 때문에 교회가 직접 제작하는 경우가 많다. 2∼3대의 카메라로 설교와 성도들의 반응, 전체 전경 등을 조합한다. 설교 테이프는 방송국으로 보내져 자막 삽입, 분량 조절 등의 편집 작업으로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시기적으로 민감하고 시청자들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방송사에서 직접 삭제한다. 실제로 모 방송은 2006년 서울시내 유명 목회자의 설교 중 정치적 발언을 편집해 논란을 빚기도 했다.
◇이용료 매체·시간 따라 천차만별=방송 설교를 하기 위해선 대개 방송선교 헌금을 내야 한다. 영상은 30분 설교를 기준으로 대략 300만∼500만원, 라디오는 50만∼300만원가량 된다. 인터넷은 40만∼100만원대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단가는 보통 지역과 시간대에 따라 천차만별인데 지상파 방송의 프라임 타임과 겹치지 않는 오전 11시부터 오후 4시까지, 오후 10시부터 자정까지가 높다. 새벽 4시나 주일 오전 9∼11시를 선호하는 목회자도 있다.
한 방송국 관계자는 “선교 헌금이 준비됐다 하더라도 편성이 꽉 차서 원하는 시간대에 바로 나가긴 어렵다”고 귀띔했다. 대부분의 방송사들은 설교자 섭외 시 임원이나 교계 사정을 잘 아는 영업담당자가 선정한다.
이처럼 높은 단가에도 목회자들이 방송 설교를 선택하는 것은 한 교회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 모든 성도와 공유되기 때문이다. CBS 방송 설교자인 수원제일교회 이규왕 목사는 “방송 설교는 교회 성장뿐 아니라 선교적 효과도 크다”면서 “불신자나 타종교인도 방송으로 설교를 접하기 때문에 방송 설교는 전도의 좋은 도구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영혼 울리는 수준 높은 설교가 관건=라디오·TV 방송 설교에서 최근에는 스마트폰이 증가하면서 앱으로 자신이 원하는 목회자의 설교를 구해 듣는 형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텔레바젤리즘(Tele-vagelism) 시대 방송 설교가 목회자와 수용자 모두에게 관심을 끄는 것은 그만큼 유익이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수준 낮은 설교가 방송을 탈 수 있고 교회 간 수평이동을 자극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극동방송 편성제작국 이인성 PD는 “100여개 교회가 설교에 참여하는데 방송 전에 확인 절차를 거치기 때문에 출연한다는 것 자체가 검증을 받은 셈”이라며 “그러나 해당 교회가 부흥하는 데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설교 한 편은 목사님이 자신의 생을 녹여서 만드는 것”이라며 “방송으로 위로를 받는 사람들이 있는 한 방송 설교는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균태 경희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종교방송이 다른 방송과 차별화되기 위해선 특화된 정보, 방송품질, 설교방송을 더욱 강화해야 하는데 조사에 따르면 그 만족도가 떨어지는 편”이라면서 “마케팅 조사를 통해 청취자와 시청자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고 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수준 높은 설교방송이 제작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백상현 양민경 기자 100s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