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설교] 벧엘의 하나님

입력 2011-07-20 18:35


창세기 28장 15∼17절

모태신앙인 야곱이 벧엘에서 겪은 경험은 매우 의미가 깊습니다. 다신에서 유일신 사상으로 가치관이 바뀌게 되는 중요한 신학적이고 신앙적인 사건이었기 때문입니다.

야곱은 형 에서가 죽이려고 하자 삼촌 라반의 집으로 도망가다 광야에서 하룻밤을 지내게 됩니다. 강도의 위험, 맹수의 위험, 그리고 장래에 대한 두려움과 부모를 떠난 어린 청년이 쉽게 잠들 수 있었을까요?

야곱은 돌베개를 베고 겨우 잠이 들었습니다. 여기서 돌베개는 바로 고난의 인생여정을 의미합니다. 돌이 얼마나 딱딱합니까? 물론 성경에서 돌은 하나님, 혹은 예수님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것보다 바로 우리 인간들이 살아가며 겪는 고난과 시험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며 큰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절망의 나락, 즉 앞이 안보이고 희망이 보이지 않는 위기들을 겪게 됩니다. 그 때 많은 사람들은 밤에 잠이 오지 않아 뜬 눈으로 밤을 지새운다고 고백합니다. 목회자인 저 역시 살아오며 너무 고민하고 슬퍼하여 위출혈을 여러 번 경험하고 정말 잠 못 이루는 밤을 여러 번 경험한 적이 있습니다. 야곱이 처한 상황은 바로 그걸 의미하는 겁니다. 그러나 바로 그때가 어두움의 정점입니다. 실존주의 철학자 칼 야스퍼스가 말했듯 신을 만날 수 있는 ‘한계상황’인 것입니다. 이처럼 한계상황에 이를 때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게 되는 겁니다. 어쨌든 야곱도 바로 그런 상황에서 힘들게 잠들다 꿈속에서 하나님을 만나게 됩니다.

자기가 잠든 곳으로부터 하늘에 사닥다리가 닿았고 하늘엔 하나님이 계셨습니다. 천사는 오르락내리락하며 자신과 하나님 사이를 교통하였습니다. 야곱은 깜짝 놀랐습니다. 꿈속에서 보니 하나님이 고향 동네에 계시는 것이 아니라 자신을 계속 따라오셨기 때문입니다.

당시의 신관은 각 민족마다 지배하는 신이 있고 그 신들은 그들의 영토를 통치한다고 믿었습니다. 그런데 아버지에게 말로만 들었던 자신들의 부족신 여호와가, 바알의 영토까지 따라오셨고 바로 그곳도 통치하신다는 것을 꿈속에서 보고 알았기 때문입니다.

‘아니 그러면 바알은 가짜인가? 아니면 우리 여호와 하나님에게 쫓겨났나?’ 바로 그 순간 야곱의 신관과 신앙이 바뀌게 됩니다. 다음의 고백을 보면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내가 너와 함께 있어 네가 어디로 가든지 너를 지키며 너를 이끌어 이 땅으로 돌아오게 할지라 내가 네게 허락한 것을 다 이루기까지 너를 떠나지 아니하리라 하신지라 야곱이 잠이 깨어 이르되 여호와께서 과연 여기 계시거늘 내가 알지 못하였도다 이에 두려워하여 가로되 두렵도다 이곳이여 이것은 다름 아닌 하나님의 집이요 이는 하늘의 문이로다 하고”(창 28:15∼17)

야곱은 잠에서 일어나자 그곳 이름을 벧엘, 즉 하나님의 집이라고 불렀습니다. ‘엘’은 바로 히브리어 ‘알렙’에서 왔으며 알렙은 힘센 자를 의미합니다. 이 단어는 하나님을 말하고 그분이 바로 우주의 가장 힘센 분이십니다. 그래서 ’벧엘‘이 하나님의 집이 되는 것입니다.

성도 여러분, 하나님은 우리를 따라다니시며 눈동자처럼 지켜주시는 분입니다. 그리고 그분은 국경이 없습니다. 바로 전 우주가 바로 그분의 집이기 때문입니다.

김성기 목사 (구리 영락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