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고랭지 배추 ‘金추’될라 초긴장… 긴 장마에 평지 작황 안 좋고 휴가철 수요 겹쳐

입력 2011-07-19 20:33

강원도 고랭지 배추가 ‘금추’로 변할 조짐을 보여 유통 관련 당국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한 달가량 이어진 긴 장마와 집중호우, 휴가철 채소 수요가 겹치면서 배추 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19일 농협 강원지역본부에 따르면 평년 1망(3포기) 당 4000원에 거래되던 도내 고랭지 배추 산지 출하가격이 최근 5600원으로 40% 정도 올랐다. 강원도내 배추 값은 지난해 배추대란 이후 전국적으로 재배면적이 늘면서 지난 7월 초에는 1망에 2000∼3000원 수준까지 떨어져 쓰레기 취급을 받기도 했다.

배추 값 급등 조짐에 따라 유통 당국은 강원도내 고랭지 배추작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해 하반기 유례없는 배추대란으로 장바구니 물가관리에 구멍이 뚫렸던 당국으로서는 도내 고랭지 배추를 조기 출하해 가격 폭등을 막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이덕수 농협중앙회 농업경제대표이사, 청와대 남양호 농수산식품비서관과 신용광 행정관, 임정빈 농림수산식품부 유통정책과장, 김종오 농수산물유통공사 수급관리처장, 이학동 농촌진흥청 농촌지원국장 등이 지난 18일 고랭지 배추 주산지인 평창군 봉평면과 대관령면, 강릉시 왕산면을 방문해 작황을 점검했다. 이들은 지난해 같은 가격 폭등사태가 재발해서는 안 된다는 판단에 따라 가격 안정을 위해 출하를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강원도 고랭지 배추는 평창군 대관령면과 진부면, 정선군 임계면 등에서 출하되고 있으며, 정선군 고한면 등 해발 700m 이상 지역의 고랭지 배추는 이달 말이나 8월초에 출하될 예정이다. 농협중앙회 유영채 원예특작부 차장은 “지난해 배추 값 폭등으로 고생한 이후 배추를 확보해 담근 김치가 있어 가격 급등 사태는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내 고랭지 배추는 긴 장마에도 불구하고 지리적 특성상 경사지가 많아 물 빠짐이 좋은데다 여름에도 시원한 날씨 덕분에 비교적 작황이 양호한 편이다. 평지의 경우 배수가 제대로 되지 않아 긴 장마에 배추 체력이 떨어진 상태에서 폭염이 시작되면 무름병이 발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춘천=이종구 기자 jg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