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소비자 보호도 주주 가치 못지않다” 금융사 고배당 제동 걸리나
입력 2011-07-19 18:56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이 19일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의 고배당 관행에 제동을 걸었다. 권 원장이 전날 금융회사의 사회공헌 활동을 경영실태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한 데 이은 금융사에 대한 압박이다.
권 원장은 이날 명동 은행회관에서 금융연구원 주최로 열린 ‘금융소비자보호 강화방안’ 세미나에서 KB와 신한 등 금융지주사들의 고배당 움직임에 대한 질문에 “그 부분은 좀 따져봐야 한다”며 “배당할 충분한 수준이 되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이어 “주주 가치를 극대화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고객보호, 소비자보호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며 “사회공헌활동과 서민금융을 충분히 하고 나서 (고배당도) 논의해야 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권 원장의 이 같은 언급은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를 비롯한 금융지주사들이 최근 결산을 마치면서 외국인이 절반을 넘는 주주들에 대해 고배당을 추진하려는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으로 풀이된다.
금감원 관계자는 “바젤Ⅲ 기준 자기자본비율(Tier1)이 낮은 상황에서 자본규제 강화에 대비해야 하는 국내 금융지주사들이 주주 배당에 열을 올리는 것은 금융위기 이후 고배당을 자제하는 국제적인 흐름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증권은 지난 18일 KB, 신한, 우리, 하나 등 4대 금융지주회사가 2011 회계연도 9조8120억원의 순이익을 남겨 2조3500억원을 주주에게 배당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렇게 되면 외국인은 이 가운데 53%인 1조2455억원의 배당금을 챙길 것으로 추정된다.
고세욱 기자 swk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