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버튼 하나로 교통체증 뚫는다… 새로운 통제시스템 ‘미드타운 인 모션’
입력 2011-07-19 18:11
답답한 교통체증이 계속되는 미국 뉴욕시의 한 도로. 모니터로 상황을 지켜보던 사람이 버튼을 하나 꾹 누르자 거짓말처럼 자동차들이 시원하게 달리기 시작한다.
상상만으로도 시원한 광경을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이 현실로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도로 위의 ‘빅브러더’=뉴욕시는 18일(현지시간) 맨해튼 미드타운 구역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기 위한 새로운 교통통제 시스템 ‘미드타운 인 모션(Midtown in Motion)’을 발표했다. 첨단기술을 활용해 뉴욕 내에서 가장 교통체증이 심한 지역을 시원하게 뚫겠다는 계획이다. 교통체증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은 13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계획이 적용되는 구간은 2∼6애비뉴, 42∼57번가까지 모두 110개 구역이다. 이 지역 내에 100개의 마이크로웨이브 센서(마이크로파를 이용해 움직임을 감지하는 센서)와 32개의 교통감시 카메라, 23개의 교차로에 있는 E-Z패스(우리나라 하이패스 같은 무인 요금 징수시스템) 리더기가 뉴욕시 무선네트워크(NYCWiN)를 통해 롱아일랜드에 있는 뉴욕시 교통관리센터에 정보를 보낸다. 뉴욕시는 지난해부터 이 장비들을 곳곳에 설치해 왔다.
교통관리센터는 정체가 심한 곳을 분석한 뒤 교통신호를 통제해 교통량을 조절한다. 교통관리센터에는 수백대의 모니터와 교통 상황이 표시된 실시간 지도가 설치돼 있다. 정체가 심한 곳은 신호를 길게 주고 교통량이 적은 곳은 신호를 짧게 해서 정체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이 정보는 소프트웨어 제작자에게도 제공돼 사람들이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에서 교통 정보를 바로 확인할 수 있게 된다.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우리는 미국 내에서 가장 수준 높은 교통통제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면서 “앞선 기술을 활용해 버튼 하나만 누르면 미드타운의 교통정체를 해소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교통 관련 정보가 한 곳으로 집중되고 이를 바탕으로 통제한다는 점에서 조지 오웰의 소설에 나오는 ‘빅브러더’ 같은 시스템이라고 CBS뉴욕이 지적했다.
◇실효성 있을까=이날 교통관리센터의 지도상에는 대부분 지역이 녹색이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교통상황이 양호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성공을 확신하기엔 아직 이르다. 블룸버그 시장은 “내일부터 당장 다시는 교통체증이 없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전에도 이런 계획을 들고 나온 시장이 있었고, 이번에도 마지막은 아닐 것이다”며 회의적인 시선을 보냈다. 1992년에도 도로 안에 교통량을 감지할 수 있는 센서를 설치하고 교통신호 체계를 업그레이드해 교통체증을 없애겠다는 시도가 있었다. 당시에도 뉴욕시는 큰 기대를 걸었지만 고비용과 신뢰성 문제로 중단됐다고 이 신문은 지적했다.
뉴욕시는 ‘미드타운 인 모션’에 160만 달러의 예산을 투입했다. 뉴욕시의 기대대로 교통대란이 해소되면 2013년까지 뉴욕시 전역에 적용할 계획이다. 다음에는 맨해튼 미드타운 서쪽 지역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CBS뉴욕은 예상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