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크노마트 흔들림 현상 피트니스센터 태보 탓”

입력 2011-07-19 18:07


지난 5일 발생한 39층 높이의 서울 구의동 테크노마트 건물 흔들림 현상의 원인은 12층 운동시설의 태보(태권도와 복싱 동작을 결합한 에어로빅댄스) 교습으로 생긴 공진 현상이었다는 잠정 결론이 나왔다.

대한건축학회와 테크노마트 운영사인 프라임산업은 19일 오후 테크노마트 13층에서 ‘진동 원인 규명 설명회’를 가졌다. 테크노마트 안전진단에 참여했던 대한건축학회 소속 이동근 성균관대 건축공학과 교수는 “동일하고 반복적인 율동이 건물의 공진 현상을 유발해 고층부의 공진 현상을 크게 증가시킨 것으로 보인다”면서 “지난 5일 발생한 진동 원인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공진 현상은 외부에서 가해진 힘으로 발생한 진동이 어떤 물체의 고유 진동 주파수와 일치해 진동이나 신호가 증폭되는 현상이다.

설명회에서는 12층 운동시설에서 태보 교습을 했을 때 건물 고층부에서 흔들림 현상이 나타나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실험도 실시됐다. 태보 교습이 있었던 운동시설에서 23명이 박자에 맞춰 바닥을 구르는 동작을 하자 실제로 38층 사무실 책상 위에 놓인 화분이 흔들렸다. 38층에 설치된 진동 계측기 역시 평상시보다 10배 가까이 진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교수는 “100명이 한번에 뛰는 것보다 10명이 지속적으로 흔드는 게 진폭이 더 크다”면서 “건물 상층부로 올라갈수록 진폭이 커진다”고 설명했다.

또한 5일 오전 당시 태보 교습은 평소와 달리 격렬하게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태보 교습에 참여했던 이모(50·여)씨는 “태보 강사가 새로 부임했고 그날이 첫 날이었다”면서 “종전과 달리 3∼4가지 동작을 강하고 반복적으로 20분 정도 했고, 소음이 커 주변에서 항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실험에서도 일반적인 태보 동작에서는 38층에 설치한 진동 계측기에 큰 변화가 없었지만 여러 사람이 같은 동작을 반복하는 움직임에 진폭이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