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 분야엔 내놓을 글로벌 기업이 없다”

입력 2011-07-19 18:35


서비스업의 경제 기여도 58%, 100억 달러 넘는 서비스수지 적자, 선진국의 절반 수준인 노동생산성.

우리나라 서비스산업의 현주소다. 법률·회계 등 우리 전문직 서비스시장은 한·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로 거센 도전에 직면했다. 한·미 FTA도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다. 제조업 분야의 FTA 효과를 최대화하기 위해서라도 관련 서비스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 높아지는 이유다.

19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내 총생산(GDP) 대비 서비스산업의 비중은 지난해 기준 58.2%로 9년 전인 2001년 59.0%보다 되레 줄어들었다. 무역액 1조 달러 이상인 미국, 일본, 프랑스, 중국 등은 서비스 수출 순위로도 세계 6위권 이내에 들어간다. 반면 우리의 서비스 수출 순위는 2009년 기준으로 19위에 불과하다. 경제 규모 성장 속도에 비해 서비스 산업이 정체돼 있기 때문이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도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우리나라는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제조업 분야에서 많은 세계 일류 기업을 보유하고 있지만 서비스 분야에서는 아직 내놓을 만한 글로벌 기업이 없다. 선진국 진입의 ‘깔딱고개’를 넘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통한 경제 산업구조의 고도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EU FTA 발효로 법률·회계·세무 등 주요 전문직 서비스업 시장이 개방되는데 우리 시장의 준비는 부실하다. 실질적 개방까지 5년이 유예된 상태지만 정부가 할 수 있는 역할은 EU 측 진출 업계에 대한 관리·감독 강화가 전부다. 정부가 마련한 ‘한·EU FTA 발효에 따른 주요 서비스업 대응방향’도 법률·회계서비스 업종을 선진화하겠다는 목표 제시에 불과하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 역할이 제한돼 있는 건 사실”이라면서 “법률, 회계 등 전문직 서비스업의 경쟁력 강화는 그 시장 자체뿐 아니라 제조업 수출 지원과 연계된 각종 사업들이 있어 매우 중요한 사안인 만큼 최대한 여건을 마련하고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