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건 金밖에…” 사상 첫 온스당 1600弗 돌파
입력 2011-07-19 21:47
금값이 사상 처음 온스당 1600달러를 돌파했다. 유럽과 미국의 부채 문제로 인해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18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 인도분 금 가격은 지난 주말 종가보다 12.30달러(0.8%) 상승해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인 온스당 1602.40달러로 거래를 마쳤다. 이는 11거래일 연속 오름세를 이어간 것으로 1980년 1월 이후 가장 긴 랠리다. 금값은 이날 한때 1607.90달러까지 치솟으며 장중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금값 상승의 원인은 안전자산 선호 현상과 맞닿아 있다. 유로존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채무 문제가 한꺼번에 터지면서 불안감이 커지자 ‘결국 믿을 건 금밖에 없다’는 투자심리가 작용했다는 해석이다. 미국이 글로벌 금융위기 영향으로 2008년 12월부터 사실상의 제로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도 한몫 했다. 낮은 금리는 달러 약세를 불러왔고, 금값 상승으로 이어진 것.
여기에다 중국과 인도의 수요 증가세가 금 가격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로존 재정위기와 미국의 채무한도 논란뿐 아니라 중국과 함께 계절을 가리지 않는 인도의 금 매수 열기도 금값 급등세의 원인”이라고 전했다.
국내 금값도 연일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9일 금지금업체(순도가 99.5% 이상인 금을 거래하는 업체)인 ㈜한국금거래소에 따르면 금 소매 시세는 3.75g(1돈쭝) 기준 21만9450원(부가가치세 10% 별도, 세공비 제외)으로 전날보다 1100원 올랐다. 최근 5일간 네 차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금값 오름세에 비해 환율의 낙폭이 작아 국내 시세가 계속 상승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의 골드뱅크 상품인 골드리슈도 올 1월 말 8만6573좌를 기록하다 지난 15일 현재 9만5000좌를 돌파했다.
하지만 향후에도 금값 고공행진이 계속될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얀 천 스탠다드차타드(SC) 애널리스트는 블룸버그 통신에 “금값이 2014년 2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2020년에는 5000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UBS와 바클레이스는 금값 강세를 단기적 현상으로 분석했다고 CNBC방송은 전했다.
김아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