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의 굴욕… 국내 주식·채권시장 비중 3년來 최저
입력 2011-07-19 18:12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펀드 투자 비중이 3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19일 금융투자협회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주식시장 시가총액 1282조원 중 펀드에서 투자한 금액은 83조원으로 6.2%를 차지했다.
주식시장의 펀드 비중은 2008∼2009년 초까지만 해도 9%를 보였다. 이때는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였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 자금이 대량으로 빠져나가는 가운데 펀드는 ‘한국 증시의 버팀목’이라는 평가까지 받았다.
그러나 이후 비중은 점차 줄어 2009년 7월 말에는 8.93%로 내려앉더니 지난해 4월 말 7%대, 9월 말 6%대로 계속 낮아졌다.
채권 펀드 비율도 마찬가지다. 전체 채권 투자액 중 펀드 자금 비율은 지난해 5월 말까지만 해도 9.9%였으나 이후 계속 하락, 지난 1월 말 8%대로 떨어졌으며 지난달 말에는 7.87%를 기록했다.
이 같은 현상은 몇 년 새 자본시장이 크게 등락을 겪는 과정에서 “펀드도 다 안정적인 것은 아니다”는 학습효과가 나타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있다. ‘자문형 랩 어카운트’가 한동안 인기를 끌면서 주식 펀드를 대체하기도 했다.
삼성증권 조완제 투자컨설팅팀장은 “대부분 2007∼2008년 가입자인 주식 펀드 투자자들은 기회가 될 때마다 이익을 실현하고 환매해 왔으며 다시 가입할 만큼 매력적이라고는 판단하지 않는 듯하다”면서 한동안 펀드 비중은 더 줄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식 펀드가 수익률 측면에서도 투자자의 기대를 만족시키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지난 14일 기준으로 국내 주식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1.10%로 코스피 증가율(21.16%)에 미치지 못했다. 최근 1개월 수익률도 2.63%로 코스피 증가율(2.56%)과 별 차이가 없었다.
국내 채권 펀드 수익률도 연초 이후 2.14%에 불과했다. 최근 금리 상승 압박이 심했고, 연내 기준금리가 3.75%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있어 앞으로도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