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심! 폭염…3명 사망… 논·밭서 일하던 80∼90대 할머니 올들어 처음
입력 2011-07-20 00:33
올 들어 첫 폭염 사망자가 잇따라 나왔다. 불볕더위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건강 피해 사례가 속출할 가능성이 높다.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폭염이 본격화한 18일과 19일 충청권에서 2명의 80대 여성이 농사일 도중 열사병과 열탈진으로 숨졌다고 발표했다. 충남 아산에 사는 84세 여성은 18일 밭일을 하다 열사병으로 의식을 잃고 쓰러져 사망했다. 충남 천안에 거주하는 89세 여성은 18일 논에서 일하다가 열탈진으로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19일 새벽 숨졌다. 또 19일 오후 전남 해남군 화산면에서 92세 할머니가 집 앞 텃밭에 숨져 있는 것을 지역 요양보호사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김 할머니가 무더위에 텃밭에서 작업하다 쓰러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 중이다.
질병관리본부의 ‘응급실 기반 폭염피해 응급진료 사례 감시’ 결과 7월 2주차인 지난 9∼15일에는 총 16건의 열병(열사병 일사병 열탈진 열실신 등) 사례가 발생했다. 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7건이 정오부터 오후 3시 사이에 집중됐으며 장소는 도로, 고온 작업장 등 실외가 13건으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특히 이 기간 중 ‘국토대장정 행사’에 참가했던 여학생 7명이 열병에 걸려 긴급 이송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첫 폭염 사망자가 발생함에 따라 전국 시·도, 특히 노인들이 많은 농촌 지역 지자체에 직사광선 노출이 많은 날 외출금지 등을 당부하는 공문을 하루 이틀 내 발송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8월부터 전국 470여개 응급의료기관을 통해 폭염피해 사례 감시 체계를 가동, 운영해 오고 있다.
민태원 기자 tw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