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규동 도쿄요한교회 목사 “쓰나미 복구 한국교회 도움 절실 ‘열도 복음화’ 지금이 최적의 기회”

입력 2011-07-19 21:12


“나 혼자라도 가겠습니다.”

도쿄요한교회 김규동(62·사진) 목사는 지난 3월 20일 주일예배에서 예고 없이 동일본 대지진 피해자들을 위한 헌금을 하자고 성도들에게 말했다. 26년 동안 일본에서 사역하면서 사전 고지 없이 목적 헌금을 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리고 성도들에게 무조건적이며 전폭적인 피해자 돕기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혼자라도 피해 지역에 가겠다고 말했다.

그날 자정에 김 목사와 60여명의 성도들은 버스와 트럭에 나눠 타고 센다이로 떠났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연인원 5000여명의 도쿄요한교회 성도들이 피해 지역을 찾아 선한 사역을 펼쳤다. 센다이와 시오가마 이시노마키 등 피해 규모가 큰 지역에서 구조활동 및 도로정비, 집 정리 등을 했으며 피난시설에 급식소를 차려 사람들에게 따뜻한 밥을 제공했다. 이를 위해 도쿄요한교회를 비롯해 일본 전역의 36개 요한교회(지교회 형태)가 참여했다. 초기의 사역은 군대 작전을 펼치듯 치열하게 전개됐다. 한국의 어떤 구호단체보다 실질적인 도움을 펼쳤다는 평가를 받았다. 김 목사와 도쿄요한교회 성도들은 현장에서 가족을 졸지에 잃은 피해자들과 함께 울며 그들을 마음으로 도왔다. 그 결과 일본인들의 마음을 얻었다. 피해자들에게 도쿄요한교회의 도움은 개교회 차원이 아니라 ‘한국 교회의 도움’으로 다가갔다. 그를 최근 도쿄요한교회에서 만났다.

도쿄요한교회는 장년 출석이 3300여명에 달한다. 일본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대형 교회다. 김 목사는 80년부터 2년 동안 센다이에 있는 도호쿠대학교 대학원에서 공부했다. 전공은 화공과. 한국대학생선교회를 창립한 고 김준곤 목사와 함께 85년 일본에 와 600여명의 현지 목회자 앞에서 일본 선교 비전에 대한 간증을 했다. 이후 줄곧 일본에서 사역하고 있다. 그는 이번 지진이 일본 선교를 위한 절호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일본 동북지방 사람들은 타 지역인보다 마음의 문을 쉽게 연다. 지진과 쓰나미 피해로 피폐한 그들에게 사랑으로 다가간다면 좋은 선교의 접촉점을 마련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김 목사는 “사랑으로 다가가 성심을 다해 전도하니 결국 일본에서도 복음 전도의 역사는 일어났다”면서 열도 복음화를 위해서는 먼저 ‘일본 선교는 안 된다’는 잘못된 개념을 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직 지진 피해 지역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필요하다”면서 “한국 교회와 성도들이 오직 사랑으로 일본에 건너와 선한 섬김을 펼친다면 하나님의 나라가 일본에서 확산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평소 일본인들에게는 도움 주기도 힘들다”면서 일본 선교를 위한 더없는 기회가 찾아온 지금 한국 교회에서 일본에 더 깊은 관심을 보여주기 바란다고 호소했다.

도쿄=글·사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