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관을 꿈꾸는 백혈병 투병 중인 소녀 외교장관 만나 자신감을 얻다

입력 2011-07-19 20:28

“외교통상부에 와 보니 병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겨요. 꼭 외교관이 돼 다시 오겠습니다.”

4년째 백혈병을 앓고 있는 이현경(14)양은 19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에서 김성환 장관을 만나자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꼭 한번 외교관을 만나고 싶다’던 소원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양의 장래 희망은 외교관이다.

이양은 김 장관에게 외교관이 되려면 어떤 외국어를 공부하는 게 좋은지 등 질문을 속사포처럼 쏟아냈다. 김 장관은 “프랑스어와 러시아어를 공부했는데 지금은 많이 까먹었다”고 웃으며 대답했다. 또 “상대를 존중할 줄 알아야 좋은 외교관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항암 치료 때문에 또래보다 체구가 왜소한 이양이었지만 목소리만큼은 또랑또랑했다. 즉석에서 김 장관과 러시아어로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김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특별 과외’를 해주겠다고 제안하기도 했다.

이양은 초등학교 6학년이던 2009년 갑작스레 백혈병 진단을 받았다. 얼마 전 조혈모세포 이식 치료를 받고 나아지고 있긴 하지만, 앞으로도 5년 정도 치료를 계속하며 경과를 지켜봐야 완치 판정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이번 만남을 계기로 병을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 더 커진 듯했다. 이양은 “외교관이 돼 나처럼 몸이 아픈 어린이들을 도와주고 싶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