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신도 신학강좌] 파도치는 영성

입력 2011-07-19 17:41


약점을 극복하는 능력

씨름 선수가 씨름을 할 때 보면 꼭 상대의 힘을 역이용한다. 한 선수가 상대를 넘어뜨리려고 힘을 쓰는 순간이 상대 선수에게는 그 힘을 역이용하기 좋은 기회다. 샅바를 잡고 들배지기를 해서 상대편을 넘어뜨리면 금방 이길 것 같지만, 상대의 발이 땅에 땋는 순간 그가 힘을 역이용해 안다리를 걸면 도리어 들배지기 공격을 시도하던 선수가 넘어지고 만다. 이것이 꾀이다. 권투도 상대 선수가 때리려고 공격해 들어올 때 들어오는 방향을 정확하게 포착해서 그 틈을 이용해 반격하면 공격하던 선수가 그냥 나가떨어진다.

마귀도 언제 이렇게 우리의 신앙생활에 기술을 걸어올지 모른다. 언제든지 내가 의욕적으로 나아갈 때가 마귀에게 당할 수 있는 때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내일 새벽기도 가려고 결심할 때 ‘춥지 않냐. 밖에 눈 많이 왔다. 다음부터 가라’ 이런 꾀를 걸어올지 모른다. 항상 “하자” 하고 마음먹었을 때 그 틈을 타고 꾀를 걸어오는 것이다. 언제든지 하자고 하는 의욕만 가지고 신앙생활이 되는 것이 아니라 넘어뜨리려는 원수의 꾀가 있다는 것을 알고 그 꾀에 걸려 넘어지지 말아야 한다.

마귀는 그 사람이 좋아하는 것이 무엇인지 알고, 어렸을 때부터 자라면서 가진 습관과 생각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 그 사람이 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더 잘 안다. 그렇기 때문에 한번 마귀에게 걸리면 죽을 때까지 그 습관에 끌려다닌다. 그런데 마귀역사는 우리에게 ‘이것이 마귀역사구나!’ 하고 직감할 수 있도록 눈에 보이게 역사하지 않는다. 그는 어두움의 주관자이기 때문에 우리가 전혀 모르게 역사한다. 마귀는 거짓말쟁이라고 요한복음에서 말했다(요 8:44). 이렇게 우리를 속이고 역사하기 때문에 지금 마귀에 의해 죄를 범하고 있고, 끌려다니고 있어도 본인은 잘 모른다.

우리는 처음부터 속으면 안 된다. 마귀역사는 끝없이 정욕의 욕구와 육신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어떻든 모든 환경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약점을 공격한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은 자존심을 건드리고 물질에 약한 사람은 물질을 건드린다. 그 사람의 약한 부분을 마귀는 너무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끝없이 사람들의 약한 부분을 상처 내고 사람들을 불의의 병기로 사용하는 것이다.

멀쩡한 피부를 문지르면 아무리 문질러도 상관없다. 그러나 상처 난 피부는 조금만 건드려도 아프다. 거기가 약점이기 때문에 그렇다. 마귀는 사람들의 약점을 다 알고 상처 난 피부를 문지르듯 듯 계속 파고든다. 그러므로 우리는 어느 부분이든지 나의 약한 부분을 아주 강하고 견고하게 만들어야 한다. 어떤 도전이 와서 부딪힐지라도 도전하는 자가 깨질지언정 우리는 단단해야 된다는 말이다.

우리는 평생 신앙생활을 할 때에 마귀가 틈 탈 약점이 없어야 한다. 약점이 있다면 당장에 고쳐서 약점을 건드리는 마귀에게 당하지 말아야 한다. 내 속에 교회에 대해 섭섭한 것, 목사에게 서운한 것, 어떤 성도와 마음이 안 맞는 것이 있는가. 이런 것 때문에 내 신앙이 게으르고 나태해지고 의기소침하고 뒤떨어진다면 나만 손해를 보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마귀역사를 잘 알고 육신의 요구를 뿌리치고 영적인 요구에 응해서 아예 나의 약점을 다스려 승리함으로써 내 영혼을 지켜야 한다. 이것이 내 영혼을 사랑하는 것이다.

윤석전 서울 연세중앙교회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