댈러스 윌라드와 오대원 선교사, 그리고 이동원 목사
입력 2011-07-19 09:39
[미션라이프] 댈러스 윌라드(76) 박사와 오대원(75·미국명 데이비드 로스) 선교사, 이동원66) 목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참된 목회, 맑은 영성을 추구한 이시대의 영적 스승들이다. 미국 남가주대(USC) 철학과 교수로 ‘하나님의 모략’ 저자인 윌라드 박사는 최근 한국 방문에서 제자도에 대해 집중적으로 강연했다. 한국예수전도단 설립자인 오 선교사는 1961년 25세에 한국에 온 이후 50년 동안 한국과 미국 내 한인 젊은이들을 위해 사역했다. 지구촌교회에서 지난해 말 은퇴한 이 목사는 자타가 공인하는 한국 복음주의를 이끈 지도자.
최근 가평 필그림하우스에서 열린 ‘하나님의 음성듣기’ 세미나 도중 3인이 모여 제자도와 목회에 대해 이야기 나눴다. 이들에게 ‘목회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었다.
“목사 자신이 그리스도의 제자가 되어야 합니다. 먼저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고 그리스도와 동행하며 그 안에서 안식해야 합니다. 교인들에게 목사에게도 경건과 거룩, 안식이 필요하다는 것을 생활로 보여줘야 합니다.” 윌라드 박사의 말이다.
오 선교사는 묵상하며 하나님 음성을 듣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한국 교회 목사들은 지나치게 많은 설교를 합니다. 사역의 짐이 너무 큽니다. 그러다보니 묵상할 시간이 없습니다. 묵상하지 못하니 하나님 음성을 듣지 못합니다. 그 음성 듣고 자기를 돌아보지 못합니다. 하나님과 동행하는 시간은 설교 하는 시간보다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이 목사는 담임 목사를 마감하는 시점에 가장 절실히 다가온 사실이 있다고 말했다. 사역 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하나님과 먼저 친밀히 교제해야 한다는 것 이었다. “너무 헉헉거리며 달려온 것 같습니다. 한국교회라는 토양이 본래 그런 것 같습니다. 사역자들은 너무 바쁘지요. 그것이 미덕인 줄 알았습니다. 목회자에게도 쉼이 필요합니다. 안식 역시 영적 훈련의 한 부분입니다. 쉼을 통해서 성공과 실패를 나눌 수 있습니다. 일 중심적 사고를 내려놓고 하나님은 물론 성도들과 더불어 함께 동행하려는 소통의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늦게 알았습니다.”
윌라드 박사는 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리더는 바로 목회자라고 말했다. “목회자는 교인은 물론 사회와 민족을 향해 무언가를 이야기해야 하는 사람입니다. 그들에게 하늘의 뜻을 이야기 해 줘야 합니다. 이 보다 더 중요한 리더가 어디 있습니까. 그런데 그런 중요한 리더인 목회자를 누가 가르치는가도 중요한 문제입니다.”
오 선교사는 “목사를 목회하는 목회자가 필요하다”고 화답했다. 이 목사는 선배 목사와 후배 목사간의 멘토링 관계가 많아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성공에 대한 이야기 도중 윌라드 박사가 재미있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목회자들은 ‘ABC 성공 모델’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ABC’는 Attendance(성도 수), Building(건물), Cash(재정)의 약자다. ABC에 의해서 성공을 가늠하는 성공주의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목회자건, 성도건 참된 성공은 ‘그리스도 닮아가도록 사람들을 변화시키는 일’이라고 정의했다.
오 선교사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아지는 것이 성공이라고 언급했다. 목회자의 경우에는 교회의 사이즈와 성도 수와 상관없이 “저 분은 정말 거룩한 분이다. 그리스도와 같은 분이다”라는 소리를 듣는 것이 성공이라는 것이다. “예수와 함께 있었던 사람, 진정한 그의 제자는 세상 사람들도 ‘딱 보고’ 압니다. 그리스도 제자의 특성은 자연적으로 드러날 수밖에 없지요. 신자들에게는 예수 그리스도의 특성을 갖춘 사람이 되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성공이겠지요.”
이 목사는 소위 ‘성공한 목사’ 범주에 들어간다. 성공에 대한 그의 견해다. “목회하면서 ‘ABC 성공 신드롬’에 빠지지 않기 위해서 부단히 노력했습니다. 순수하게 그리스도를 따르려 했습니다. 다행히 좋은 선생님들이 바르게 인도해 주셨습니다. 그럼에도 저에게는 두려움이 있습니다. 단지 큰 교회를 일궜기에 ‘성공한 목사’로 보이는 것에 대한 두려움 말입니다. 물론 성공은 예수님처럼 되는 것이지요.”
윌라드 박사에게 한국에는 생존하기에도 버거운 작은 교회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해 줬다. 이때 그는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명심해야 할 아주 중요한 이야기를 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에게 최악의 선택은 단순히 ‘서바이벌 하는 것’입니다. 교회는 단지 생존하기 위해서 존재하는 곳이 아닙니다. 목회자는 생존만을 위해 부르심을 받지 않았습니다. 생존하기 위해 목회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비극입니다. 생존만 생각하면 ‘생존만 가까스로 하는’ 교회가 된다는 사실을 기억하십시오.”
오 선교사는 작은교회 목회자들은 ‘비교의 영(Spirit of comparison)’을 타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큰 교회와 비교하지 않고 그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려는 의지를 갖고 기도하며 일한다면 하나님이 생존을 넘어선 교회로 변화시켜 줄 것입니다. 그 소망을 결코 버리지 말아야 합니다.”
윌라드 박사가 한 마디 더 했다.
“작은 교회내에는 비록 수천 명의 성도가 없을지 모릅니다. 그러나 어떤 교회라도 주위에 수천 명의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작은 교회 근처에 복음을 전해야 할 수많은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에 주목하십시오. 그들이 바로 목회 대상자들입니다. 그들을 바라보아야 합니다.”
이 목사는 “두 분의 작은 교회에 대한 이야기는 참으로 귀하다”면서 “어차피 작은 교회가 엄연히 존재하는 가운데 작은 교회 목회자들이 비교의식과 열등감에서 벗어나 당당하게 지역사회에서 소명을 다하는 것은 한국교회라는 큰 숲을 위해서 너무나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가평=글·사진
국민일보 미션라이프 이태형 선임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