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기암 투병 80대 할머니, 전재산 1억 장학금 기부

입력 2011-07-18 21:09


말기암으로 투병 중인 80대 할머니가 전 재산을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아름다운재단은 대구에 사는 황복란(86·사진)씨가 1억원 기부 의사를 전해왔다고 18일 밝혔다. 황씨가 내놓은 1억원은 10년 전 사별한 남편이 유산으로 남긴 돈이다. 황씨는 어렵게 살면서도 이 돈만은 쓰지 않고 간직했다. 자식이 없는 황씨는 재산 전부를 장학기금으로 기부하기로 결정했다.

황씨는 “어릴 때 가난으로 학교에 다니지 못해 아직 글을 읽지 못하는 것이 평생의 한”이라며 “나처럼 돈을 버느라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학교로 돌아가 마음 편히 공부하는 데 작은 힘이 됐으면 한다”고 기부 동기를 설명했다.

황씨는 1년 전 췌장암 발병 사실을 통보받았으나 이미 수술이나 치료가 불가능할 정도로 악화된 상태여서 진통제만 처방받으며 버티고 있다. 간호는 여동생이 맡고 있다.

거동조차 불편한 황씨는 지난 5월 조카를 통해 기부 의사를 전했다. 아름다운재단은 황씨가 기부 사실을 공개하지 말라고 요구했으나 사연을 알려야 우리 사회의 기부가 늘어날 수 있다고 설득해 뒤늦게 이 사실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유동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