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화 탁구선수 전지희, 모로코오픈 2관왕
입력 2011-07-18 18:48
‘코리안 드림’을 꿈꾼 중국계 귀화 탁구선수가 일을 냈다.
올 초 한국 국적을 취득한 뒤 3월 신생팀 포스코파워에 입단한 전지희(19·세계랭킹 82위)는 17일(현지시간) 모로코의 라바트에서 열린 국제탁구연맹(ITTF) 프로투어 2011 모로코 오픈에서 성인 여자 단식과 21세 이하(U-21) 단식 우승을 휩쓸었다.
최근 세계 정상권에서 한발 밀려나 있는 한국여자탁구가 투어대회 단식에서 우승한 것은 2009년 6월 박미영(삼성생명)의 일본오픈 우승 이후 처음이다. 게다가 전지희는 이번 대회에서 이시카와 카스미(9위·일본), 왕웨구(10위·싱가포르)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을 연파하고 우승, 세계탁구계를 놀라게 했다.
중국 청소년대표 출신인 전지희는 당예서, 석하정(이상 대한항공)에 이은 3번째 중국 귀화 탁구 선수. 허베이성 출신인 전지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 한국 대표로 출전한 당예서를 보고 코리안 드림을 꿈꾸게 됐다. 20명의 중국 청소년 대표에는 들었지만 저변이 두터운 중국에서 국가대표가 되기가 쉽지 않았다. 마침 아버지의 조선족 친구 박천수씨가 도움을 줬다. 박씨는 전지희를 양녀로 입적해 2008년 한국에 왔다.
한국 국적 취득 후 가진 첫 대회인 5월 KRA컵 SBS 챔피언전에서 전지희는 국가대표 이은희(33위·단양군청)를 꺾고 준결승전에 올라 강한 인상을 남겼다. 이후 스페인오픈과 중국오픈 U-21 단식 16강, 일본오픈 U-21 우승 등으로 단기간에 괄목할만한 성적을 쌓았다. 이로써 양하은(20위·흥진고)을 제외하면 이렇다할 차세대 주자가 적었던 여자탁구계에 ‘보배’가 탄생한 셈이다.
서완석 국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