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노조 부위원장 해고… 에버랜드 “2년 동안 경영 기밀 유출”

입력 2011-07-18 21:52

삼성그룹에도 복수노조 시대가 열렸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18일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이 제출한 ‘삼성노동조합’ 설립신고서를 검토하고 신고필증을 교부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고 이병철 회장 시절부터 내려오던 삼성그룹에도 실질적 노조시대가 열렸다. 하지만 삼성에버랜드는 노조 부위원장을 해고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섰다.

서울남부고용노동지청은 신고서 상의 노조 범위가 ‘삼성 관련사’로 불분명하게 기재돼 보완 요구를 내렸지만 노조 측이 곧바로 서류를 보완함에 따라 재검토를 거친 끝에 신고필증을 내줬다.

삼성에버랜드 직원 4명은 지난 13일 명칭을 ‘삼성노동조합’으로, 조직 대상을 삼성그룹 관련사·하청업체 정규직 및 비정규직 근로자로 하는 노동조합을 만들겠다며 설립신고서를 제출했다.

삼성에버랜드는 지난 14일에 이어 18일 오후 인사위원회를 열어 삼성노조 조장희 부위원장에 대해 징계 해직 의결하고 본인에게 통보했다고 밝혔다.

삼성에버랜드는 “조 부위원장이 2009년 6월부터 최근까지 2년여 동안 협력업체와의 상세한 거래 내역이 담긴 경영 기밀을 무단 유출하고 임직원 4300여명에 대한 개인 신상정보를 외부로 빼내는 등 심각한 해사 행위를 해 엄중 처벌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조 부위원장은 이번 결정에 반발해 즉각 재심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에버랜드는 이 노조 김영태 회계감사에 대해서도 개인정보 유출 의혹 등을 감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정수 기자 js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