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의 날 행사 참석해 달라”… 미얀마 정부, 수치여사에 초청장

입력 2011-07-18 18:18

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미얀마 정부 초청으로 오는 19일(현지시간) ‘순교자의 날’ 행사에 9년 만에 처음으로 참석할 예정이라고 AFP통신이 17일 보도했다. 이날은 수치 여사의 아버지이자 미얀마 독립 영웅인 아웅산 장군이 영국에서 독립하기 6개월 전인 1947년 7월 19일 8명의 독립운동 지도자들과 함께 암살된 날이다.

미얀마 정부는 지난 14일 수치 여사의 양곤 자택에 공식 초청장을 보냈다. 정부 소식통은 “수치 여사가 아웅산 국립묘지에서 열리는 기념식에 참석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수치 여사의 대변인도 “그가 9년 만에 처음으로 기념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하지만 이번 초청으로 정부와 야권에 화해 무드가 조성될지는 미지수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관계자는 그녀가 기념식에서 최대 500명의 지지자들과 함께 행진할 계획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부의 공식 초청장을 받은 현재 계획대로 추진할 것인지는 불확실하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지난 4일 수치 여사는 나흘간의 일정으로 미얀마의 고대 도시 바간을 방문했다. 지난해 11월 7년간의 가택연금에서 해제된 뒤 첫 외출이었다. 당시 그녀는 정부의 반감을 살 만한 정치활동은 자제했다.

미얀마는 1962년 이후 군사정권이 장악해왔다. 지난해 11월 군부가 민간에 정권을 이양한다며 20년 만에 총선을 치렀지만 NLD는 선거법이 공정하지 않다며 총선에 불참했다.

기념식이 열리는 아웅산 국립묘지는 미얀마의 정부 요인이나 유공자가 묻히는 곳이다. 83년 전두환 전 대통령 일행을 겨냥한 북한의 테러로 각료 등 한국인 17명이 사망한 곳이기도 하다.

백상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