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最古 비자 ‘호조’ 문화재등록 검토… 국민일보 보도 관련 문화재청 “중요한 의미있다” 검증키로

입력 2011-07-18 18:05


정부가 조선시대 선교사에게 발급했던 비자 ‘호조(護照)’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검토하고 있다.

문화재청은 ‘국내 최고 비자 護照 발견’(본보 2011년 7월 18일자 1면 보도) 보도와 관련, “조선이 근대화하는 과정에서 서양인에게 발급해 준 비자가 호주에서 발견됐다는 사실은 대단히 중요하다”며 “이 문건이 국내에 들어오면 국가기록원과 서지학자 등 관계 전문가들의 검증을 통해 문화재로 등록하거나 지정하는 절차에 들어갈 방침”이라고 18일 밝혔다.

외교통상부 외교사료팀 관계자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전의 출입국 자료는 극히 드문 상태”라면서 “19세기 외국인 출입국 관리 시스템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자료로 전시할 만한 충분한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견된 호조는 병인양요(1866) 이후 외국인에게 발급된 최고(最古) 비자로 그 실물이 처음 공개된 것이다. 호조의 주인은 1889년 10월 2일 조선에 온 호주인 최초의 선교사 조셉 헨리 데이비스(1856∼1890)다. 1890년 2월 외교통상부에 해당하는 통리교섭통상사무아문(統理交涉通商事務衙門)으로부터 받은 것이다.

호조는 당초 호주의 멜버른 스카치처지박물관에 보관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이 문건을 현지에서 최초로 발견한 호주 ‘크리스천리뷰’ 권순형 대표에 따르면 데이비스 선교사가 세운 멜버른 코필드 그래머스쿨 역사관에 있다고 이날 밝혔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은 “그동안 여행허가서 정도의 문건이 있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지만 호조라는 정부 공식 문서가 있었다는 사실은 매우 놀라운 일”이라면서 “무려 120여년이 지난 국가의 공식 유물이기 때문에 등록문화재 정도가 아니라 지정문화재(국보, 보물)로 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중식 기자 yunj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