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中 아슬아슬… 남중국해서 또 긴장
입력 2011-07-18 18:24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남중국해 문제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달라이 라마 면담을 놓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의 방중과 같은 달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의 방미로 호전됐던 양국 관계가 다시 급랭하고 있다.
◇다시 긴장되는 남중국해=미국 하원은 지난 15일(현지시간) 남중국해 및 서해 지역에서 중국의 군사 도발을 저지하기 위한 내용을 담은 초당적 결의안을 상정함으로써 중국을 압박했다. 이 결의안이 금명간 채택될 가능성이 제기되자 중국은 중·미 관계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중국은 남중국해가 자국의 ‘핵심 이익’임을 거듭 천명하며 미국의 불간섭을 촉구하고 있다. 천빙더(陳炳德) 중국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지난 11일 방중한 마이크 멀린 미 합참의장과 회담을 끝낸 뒤 공동 기자회견에서 “당사국이 아닌 미국은 남중국해 분쟁에 개입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천 총참모장은 이어 14일 방중한 김관진 국방장관과의 회견에서도 한·중 문제와는 직접 관계가 없는 남중국해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미국을 공개 비난했다. 미 하원의 결의안 상정은 이런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미국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최근 대규모 군사훈련을 실시하자 이에 맞서 지난달 말 필리핀과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했다. 지난 9일부터 일본·호주와, 15일부터는 베트남과 합동 군사훈련에 돌입했다.
이런 가운데 21일로 예정된 ‘아세안(ASEAN·동남아국가연합)+3’ 외교장관회의와 이어 23일 미국이 참석한 가운데 열리는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에서도 남중국해 문제가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아세안은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전략으로 남중국해 문제에서 구속력 있는 ‘행동규범’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마이니치신문이 18일 보도했다.
◇달라이 라마 문제가 관계 악화 부채질=오바마 대통령이 지난 16일(현지시간)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를 만나자 중국이 발끈했다. 마자오쉬(馬朝旭) 외교부 대변인은 17일 즉각 성명을 내고 “엄중한 내정간섭으로 중·미 관계를 손상시켰다”고 공격했다. 같은 날 새벽 추이톈카이(崔天凱) 외교부 부부장은 베이징 주재 미국 대사관의 로버트 S 왕 대사대리를 외교부로 긴급 초치해 엄중 경고했고, 장예쑤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도 미 국무부에 항의했다.
관영 신화통신과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등도 평론 등을 통해 미국 때리기에 가세했다.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8일자 1면에 “오바마 대통령이 다시 달라이 라마를 접견하는 쇼를 했다”고 비난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