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연구소장 정두언·제1부총장 이혜훈·제2부총장 이춘식… 한나라 당직 인선 격론 끝 매듭

입력 2011-07-18 21:59

한나라당이 18일 나경원 최고위원의 눈물 섞인 반발 끝에 신임 당직 인선을 마무리했다. 여의도연구소장은 쇄신파 리더격인 정두언 의원이 맡았고, 제1 사무부총장은 친박근혜계 이혜훈 의원, 제2 사무부총장은 친이명박계 이춘식 의원이 임명됐다. 이 세 자리는 사무총장과 함께 내년 총선 공천작업을 주도한다는 점에서 계파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해 왔고, 결국 세력 간 균형을 철저히 감안해 인사가 이뤄졌다는 평가다.

당초 홍준표 대표는 친박계 유승민 최고위원에게 1부총장과 여연소장을 추천하라고 했고, 이에 유 최고위원은 ‘최경환 소장, 이혜훈 1부총장’ 카드를 제시했다. 하지만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선 친박계가 두 자리 다 할 수 없다는 반론이 제기됐다. 남경필 최고위원은 “당 대표와 사무총장을 견제할 수 있는 인물이 필요하다”며 정두언 의원을 추천했다. 지난 5월 원내대표 선거 당시 쇄신파와 손잡았던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주영 정책위의장도 거들었다. 반면 7·4 전당대회 때 친이계 지원을 받았던 원희룡 최고위원은 친이계 이춘식 의원을 1부총장으로 강하게 밀었다.

격론 끝에 관행대로 친박계가 맡아왔던 1부총장을 가져가고 정 의원은 여연소장, 이춘식 의원은 2부총장으로 정리했다. 이에 나경원 최고위원은 “계파 나눠먹기식 당직 인선은 안 된다”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나 최고위원은 계파색이 엷은 인사들이 필요하다며 여연소장에 심재철, 1부총장에 김성태, 2부총장에 박보환 의원을 제시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이에 나 최고위원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눈물을 내비쳤다.

홍 대표는 오후 노철래 미래희망연대 대표권한대행을 방문한 자리에서 당직 인선이 화제가 되자, “나 최고위원에게 좀 미안하다. 심 의원을 여연소장으로 시키고 싶었는데 잘 안됐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당위원장 인선을 놓고도 논란이 불거졌다. 진영 서울시당위원장이 이날 시당운영위원회의에서 정두언 의원을 합의 추대하자고 제안했으나 반대에 부딪혔다. 정 의원이 여연소장에 임명되면서 서울시당위원장은 전여옥, 이종구 의원 간의 경선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