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 광부들 정부 상대 소송…“사고 예방조치 미흡해 69일간 매몰”

입력 2011-07-17 21:52

지난해 69일 만에 극적으로 구조된 칠레 광부들이 15일(현지시간)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관계 당국의 사고 예방 조치가 미흡해 광산에 갇히게 됐으니 보상을 하라는 것이다.

생존 광부인 오마르 레이가다스는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례를 남기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광부들은 1인당 약 54만 달러(약 5억7000만원)를 보상금으로 요구했다. 생존 광부 33명 가운데 31명이 소송에 참여했다.

생존 광부 클라우디오 야네즈는 “2005년과 2007년 광산에서 두 명이 사망했고 그 뒤 항상 위험이 존재했다”며 사전 안전 조치를 소홀히 한 관계 기관을 비판했다.

생존 광부 대부분은 어려운 생활을 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이들의 이야기가 영화나 책으로 만들어져 돈방석에 앉을 것이란 예측은 빗나갔다. 대부분 사고 당시 정신적 충격으로 일터로 돌아가지 못하고 있다. 33명 중 14명이 정신적·신체적 후유증을 이유로 정년보다 먼저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일부는 비용을 제공받고 해외 도시를 방문해 사고 당시 경험을 들려주고 있지만 큰 돈을 벌지는 못했다. 대부분 방 2개짜리 벽돌집에서 가족 5명 이상과 살고 있다.

권기석 기자 key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