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위기 한숨돌린 유로존… 17개국 정상 7월 21일 회담

입력 2011-07-17 19:03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던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 재정 위기가 일단 한고비를 넘겼다.

이탈리아 의회는 15일(현지시간) 정부의 대규모 재정감축안을 통과시켰다. 같은 날 그리스 채권을 많이 보유한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이 모두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그리스 추가 구제금융을 둘러싼 의견 충돌로 무산됐던 유로존 정상 회담도 오는 21일 열릴 예정이다.

◇한숨 돌린 이탈리아, 위기탈출엔 역부족=2014년까지 균형재정 달성을 목표로 한 이탈리아 정부의 대규모 재정감축안이 15일 의회 승인 절차를 통과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이날 보도했다.

이탈리아 상원이 지난 14일 총 480억 유로(약 72조2000억원)에 달하는 재정감축안을 가결시킨 데 이어 하원도 이날 찬성 316표, 반대 284표로 승인했다.

재정감축안 통과로 급한 불은 껐지만 이탈리아를 위기에서 완전히 탈출시키는 데는 역부족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이탈리아는 부채비율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120%에 달해 유로존에서 두 번째로 높다. 고질적인 높은 실업률과 만성화된 경제성장률 둔화에 시달리고 있는 것도 문제로 꼽힌다.

◇은행 재무건전성 결과 발표, 신뢰성 의문 제기=유럽은행감독청(EBA)은 15일 홈페이지를 통해 유럽연합(EU) 내 21개국 90개 은행을 대상으로 벌인 제2차 스트레스테스트(재무건전성) 결과를 공개했다. 결과에 따르면 모두 8개 은행이 핵심 자기자본비율 최소 기준인 5%를 넘지 못했다. 불합격 판정을 받은 은행은 스페인 5개, 그리스 2개, 오스트리아 1개 등으로 나타났다. 그리스 사태의 열쇠를 쥐고 있는 프랑스와 독일 은행들은 재정건전성이 양호하다는 판정을 받았다.

유로존 정부와 EU, 유럽중앙은행(ECB) 등은 이번 결과로 금융시장 불안의 가장 큰 원인 중 하나였던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며 환영하는 논평들을 내놓았다.

하지만 그리스가 국가부도에 빠질 가능성이 매우 높은데도 이번 테스트에선 그 가능성이 아예 배제됨으로써 그리스 국채를 보유한 은행들의 위험도가 과소평가됐다는 지적도 나왔다.

◇유로존 17개국 정상회담 열기로=유로존 17개 회원국 정상 특별 회담이 오는 2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다고 헤르만 반 롬푀이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밝혔다.

정상 회담은 그리스에 대한 추가 구제금융을 둘러싼 이견으로 무산된 바 있다. 독일의 반발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정상회담 일정이 확정된 것은 의견 접근을 이룬 것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한승주 기자 sj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