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측근 체포 등 머독 ‘궁지’… 휴대전화 해킹 관련
입력 2011-07-18 00:35
언론 재벌 루퍼트 머독(80) 뉴스코퍼레이션 회장이 점점 궁지로 몰리고 있다. 최측근들이 체포되고 사임하고 있는 가운데 정치권과의 유착 의혹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최측근 체포=최근 사임한 뉴스인터내셔널 전 최고경영자(CEO) 레베카 브룩스가 휴대전화 해킹과 정보 제공 대가로 경찰에 돈을 준 혐의로 17일(현지시간) 경찰에 체포됐다고 스카이뉴스가 보도했다. 브룩스는 이날 정오에 체포돼 구치소에 수감 중이며 조만간 관련 혐의에 대해 조사받을 예정이다.
앞서 다우존스 CEO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 발행인인 레스 힌튼이 지난 15일(현지시간) 사퇴했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힌튼은 뉴스오브더월드(NoW)의 1995~2007년 뉴스인터내셔녈 대표를 지냈다. 머독과 52년간 함께 일한 최측근이다.
머독은 영국 주요 일간 신문 토요일자에 사과 광고를 내고 파문 진화에 나섰다. 머독은 “심각한 부정행위에 대해 사과한다”면서 “문제 해결과 피해 보상을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전날까지만 해도 “극복 못할 위기가 아니다”며 자신만만했던 머독이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축구스타 데이비드 베컴도 아내 빅토리아가 NoW에 해킹당했다며 소송할 의사를 내비쳤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전했다.
◇꼬리 무는 유착 의혹=19일 해킹 사건에 대한 청문회를 이끌 존 위팅데일 영국 하원 문화·미디어·스포츠 위원장이 머독의 측근들과 오랜 기간 친분을 유지해 왔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그는 힌튼과 친구 사이이며 브룩스와 저녁을 함께한 적도 있다고 털어놨다. 또 머독의 딸인 엘리자베스와도 수차례 만난 적이 있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브룩스, 제임스 머독 등 뉴스인터내셔널 고위 관계자들과 지난 15개월간 26차례 만났던 것으로 확인됐다. 공적인 만남도 있지만 올 5월 이후에만 15차례 사적인 만남이 있었다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경찰도 예외는 아니다. 폴 스티븐슨 런던경찰청장은 2006년 이후 뉴스인터내셔널 간부들과 18차례 식사를 했으며 존 예이츠 치안감 등 다른 경찰 간부도 뉴스인터내셔널과 정기적으로 만났던 것으로 드러났다고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