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판 전문지 ‘기획회의’ 300호 나왔다… 한기호 소장, 12년 넘게 이끌어
입력 2011-07-17 19:01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가 펴내는 출판 전문지 ‘기획회의’가 19일 통권 300호를 맞는다. 한때 정통 서평 잡지로 인기를 끌었던 ‘출판저널’이 옛 명성을 잃은 뒤 출판 관련 유가 잡지로는 거의 유일하게 제 역할을 하고 있다. 1999년 2월 격주간지로 창간돼 12년5개월간 단 한 호도 쉬지 않았다.
한기호(53)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장은 “출판 현장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고 해법을 찾을 수 있는 자리를 만들고자 했다”며 “편집자들이 공부가 많이 된다고 말해주거나 대학시절 도서관에서 ‘기획회의’를 읽고 출판의 꿈을 키웠다는 젊은 편집자를 만날 때 힘이 난다”고 말했다.
‘기획회의’는 도매업체 투자를 받아 만든 무가지 ‘송인소식’으로 출발한 뒤 2004년 7월 유료 잡지로 전환했다. 출판가에서는 입지를 굳혔지만 상업성 없는 잡지를 7년간 지키는 게 쉽지는 않았다. 버팀목은 출판평론가이자 저술가, 월간 ‘학교도서관저널’ 발행인인 한 소장의 뚝심이다. 불황기에는 ‘한기호’라는 기업이 책 쓰고 강연해서 벌어온 돈으로 ‘기획회의’라는 자회사를 먹여 살리며 버텼다.
정작 한 소장은 현실의 위기보다 더 힘든 게 출판시장의 무기력이라고 했다. 그는 “위기다, 위기다 하지만 사실 책의 위기가 아니라 출판 시스템의 위기다. 콘텐츠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오히려 책의 시대가 오고 있다고 믿는다”며 “좋은 원고 갖고 편안한 마음으로 책을 내면 좋은 반응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소의 두 배 분량으로 출간되는 300호에는 출판계 종사자들의 추천을 받은 ‘한국의 저자 300인’이 특별기사로 실린다.
이영미 기자 ym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