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대출 전략수정…中企 ‘돈맥경화’ 풀리나

입력 2011-07-17 21:55

“중소기업에 ‘돈 볕’이 들 것인가.”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시중은행들이 일제히 중소기업대출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가운데 금융위기 후유증도 가라앉으면서 중소기업에 대규모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민·우리·신한·하나·기업은행 등 5개 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은 300조2790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3.3%(9조6952억원) 증가했다. 이는 지난 한해 동안 줄어든 시중은행의 중소기업대출 잔액 8조2111억원을 뛰어넘은 수치다.

이는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인해 시중은행들이 주택담보대출을 줄이고 고정금리 비중이 높은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하는 쪽으로 유턴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금융위기 당시에는 리스크관리 차원에서 가장 먼저 중소기업대출을 줄였지만 현재 대부분의 중소기업들이 금융위기 후유증에서 벗어나고 있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LIG그룹이 LIG건설에 대해 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불거진 대기업의 계열사 ‘꼬리자르기’ 논란에 금융당국이 대기업 우대관행을 막기로 한 점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대기업 계열사라는 이유만으로 신용도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은 채 지원됐던 막대한 자금이 우량 중소기업으로 이동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A은행 관계자는 “우량 중소기업들이 그동안 ‘돈맥경화’로 고생했던 것도 사실”이라며 “부동산 시장 침체,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으로 인해 가계대출 확대가 쉽지 않은 만큼 당분간 중소기업대출 영업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