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축구] 승부조작 연루팀, 날개없는 추락
입력 2011-07-17 22:16
두 차례의 승부조작 수사 태풍이 휘몰아친 프로축구계에 연루 구단들의 성적 추락이라는 후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승부조작에 연루된 선수들의 숫자가 많으면 많을수록 성적 하락은 더욱 눈에 띈다. 1, 2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 모두 9명의 선수가 연루된 상주 상무는 16일 정규리그 18라운드 경기에서 부산에 1대 2로 패했다. 전반 34분 김철호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연속해서 두 골을 허용하며 역전패했다. 상주는 이 경기 패배로 정규리그 6연패의 늪에 빠졌다. 지난달 25일 전북과의 경기를 제외하고는 모두 한 골 차의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팀 순위 역시 곤두박질쳤다. 검찰의 1차 수사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6월 5일 상주의 정규리그 순위는 3위였다. 하지만 1차 승부조작 수사 결과가 발표된 직후인 같은 달 11일 울산에 1대 2로 패한 것을 시작으로 잇따라 패하며 순위 역시 라운드를 거칠수록 4위븑6위븑9위븑13위로 추락했다. 주축 선수가 대거 연루되면서 이달 9일에는 골키퍼가 없어 수비수 이윤의가 골문을 지키기도 했다.
1차 수사 결과 발표에서 8명의 선수가 연루된 대전 시티즌 역시 좀처럼 부진의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시즌 초반 상승세를 기록하다 승부조작 문제가 불거진 5월에 이미 하위권으로 추락한 상태였지만 승부조작 결과 발표 이후 상황이 더욱 악화됐다. 16일 경남과의 경기에서는 1대 7로 패해 2라운드 연속 7골을 허용하는 수모를 당했다. 대전은 9일 포항과의 경기에서도 0대 7로 패하며 K리그 역대 최다 점수 차 타이기록을 허용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팀 성적 부진과 관리에 책임을 지고 왕선재 전 감독이 5일 팀을 떠났지만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17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서울과 포항의 경기는 데얀이 두 골을 터뜨린 서울이 고무열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포항을 2대 1로 꺾었다. 골잡이 출신 사령탑 간 맞대결로 관심을 모은 이날 경기에서 서울이 승리하면서 최용수 감독대행이 황선홍 포항 감독에 1승 1무를 기록하게 됐다. 광양 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대구의 경기는 전남이 3대 1로 승리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