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앨범 ‘서커스’ 낸 더블유앤웨일… 일렉트로닉 사운드로 외줄타는 인생 노래하다
입력 2011-07-17 17:59
4인조 일렉트로닉 팝밴드 더블유앤웨일(W&Whale)이 미니앨범 ‘서커스(CIRCUSSSS)’를 들고 돌아왔다. 1.5집 ‘랜덤 태스크스(Random Tasks)’를 발표했던 게 2009년 3월이니 2년여만의 복귀다. 앨범에 담긴 곡은 모두 6곡. 중독성 강한 멜로디를 세련된 사운드에 실어내는 솜씨가 여전하다. ‘서커스’라고 지은 앨범 타이틀처럼 음반에 담긴 노래를 듣고 있으면 박진감과 묘한 스릴이 느껴진다.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블유앤웨일을 만났다. 이들은 “지난 2년 동안 많은 곡을 만들었는데 우선 ‘서커스’라는 테마에 묶이는 곡을 추려 앨범을 먼저 내놓게 됐다”고 말했다.
팀의 리더인 배영준(41·기타)은 “웃음과 감동이 있고 아슬아슬한 묘기가 펼쳐지는 서커스는 인생과 비슷하다”며 “축제 같은 서커스의 느낌을 담은 노래를 먼저 들려드리고 이르면 11월에 나올 정규 2집에선 다른 분위기의 곡을 선보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음반에서 이런 설명이 가장 잘 녹아든 곡으론 ‘소녀곡예사’를 꼽을 수 있다. 더블유앤웨일은 이 곡에서 “인생이란 슬픈 외줄타기”이니 “피할 수 없다면 그저 즐길 뿐”이라고 노래한다. 배영준은 “(팀의 보컬인) 웨일(본명 박은경·26)이 처음 이 곡을 써 왔는데 너무 좋았다. 이 분위기를 확장시켜서 계속 곡을 만들어보자고 생각했고 나머지 5곡까지 비슷한 느낌이 확장됐다”고 설명했다.
더블유앤웨일은 더블유(W)라는 이름으로 2001년 앨범 ‘안내섬광’을 발표하며 활동을 시작해 국내에 일렉트로닉 음악을 전파하는 선봉장 역할을 한 팀이다. 음반을 낼 때면 평단의 갈채를 받았고 2006년 웨일을 영입, 팀명을 더블유앤웨일로 바꾼 뒤엔 밴드의 노래가 광고음악이나 드라마 등에 쓰이면서 대중적 인지도까지 끌어올렸다. 최근엔 외국에서도 관심을 받기 시작해 문화 트렌드를 소개하는 영국 유명잡지 ‘모노클’의 ‘2010년 가장 참신한 아티스트’에 선정되기도 했다.
밴드 출범 10년을 맞은 소감을 물었더니 한재원(37·키보드)은 “특별한 의미는 없고 사실 (과거에 발표한) 앨범도 안 갖고 있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김상훈(36·베이스)은 “형들과 함께 하면서 많은 걸 배운 시간이었다”고 했다.
10년 동안 일렉트로닉 음악을 했다는 것, 이는 투박하고 어쿠스틱한 사운드에 ‘갈증’을 느낄 것이란 추측을 가능케 하는 부분이다. 하지만 이들은 이런 갈증이 크게 없어 보였다. 웨일은 “일렉트로닉 음악, 기계음의 파동이 어떤 때는 사람의 감성을 (어쿠스틱한 소리보다) 더 섬세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블유앤웨일은 오는 9월 2,3일 서울 서교동 ‘홍대 브이홀’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 예정이다.
박지훈 기자 lucidfal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