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 못 드는 열대야… 쿨∼쿨 잘 수 없을까

입력 2011-07-17 17:22

장마가 끝나면 본격적인 무더위와 함께 어김없이 찾아오는 복병이 있다. 열대야로 잠을 설치게 되는 밤이다. 열대야란 여름 한낮에 뜨겁게 달아오른 지표면 열기가 해가 져도 식지 않고, 한밤에도 25도 이상 고온이 지속되는 현상이다.

무더운 여름철에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할 경우 다음날 활동력과 생산성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치게 되므로 숙면을 방해하는 열대야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자면 무엇보다 잠이 안 온다는 이유로 맥주, 소주 등 알코올 섭취로 잠을 청해선 안 된다. 알코올 섭취가 오히려 숙면을 방해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갈증과 요의를 느끼게 돼 깊이 잠들 수가 없다.

이대목동병원 소화기내과 심기남 교수는 “저녁에 알코올을 지속적으로 섭취할 경우 무더운 여름철 숙면을 이룰 수 없게 될 뿐 아니라 위궤양이나 위염을 일으킬 위험성도 높아진다”고 경고했다.

더위를 식히기 위해 흔히 마시는 커피, 홍차, 콜라, 녹차 등 카페인 함유 음료도 저녁 시간 이후에는 피해야 한다. 카페인은 중추신경계에 영향을 미쳐 신경과민, 흥분 등을 유발해 숙면을 방해하고 위장과 내분비 호르몬 계통에도 악영향을 준다.

사람이 잠자리 들기에 가장 적절한 온도는 18∼20도 정도다. 따라서 침실 온도가 높을 경우 안락한 수면을 위해 실내 온도를 적절히 낮추는 것이 좋다. 덥다고 에어컨을 오랜 시간 틀어놓게 되면 감기, 두통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결국 숙면도 취할 수 없게 된다. 에어컨은 잠들기 1시간 전에 약하게 틀어놓는 것이 좋다.

해가 진 뒤 산책과 스트레칭 등의 운동을 30분 정도 가볍게 하는 것은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하면 체온이 일시적으로 올라가지만 운동 후 다시 체온이 서서히 내려가면서 잠을 청하기에 좋은 상태가 된다. 다만 적어도 잠들기 2시간 전에는 운동을 마치는 것이 좋다.

심 교수는 “잠자기 1∼2시간 전에 미지근한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도 숙면을 취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