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진정성 갖고 민생현장 찾아라
입력 2011-07-17 17:41
한나라당 홍준표 대표와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현장정치’에 나섰다. 정치 지도자들이 소모적이고 비생산적인 정쟁을 접어두고 삶에 지친 백성들의 고통어린 민성(民聲)을 청취하는 일은 박수를 받아야 마땅하다. 정치란 게 불가피하게 쇼적인 요소가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지난주에 있었던 두 대표의 민생현장 첫 방문은 노동계의 표를 얻으려는 ‘보여주기 식’ 정치 쇼라는 인상을 강하게 주었다.
홍 대표는 한국노총과 참여연대를 방문해 노동계 현안을 들었고 손 대표는 노사분규를 겪고 있는 한진중공업 현장을 찾아 파업 노조 간부들을 격려했다. 두 대표의 방문지가 한국사회가 내포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을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는 곳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양당 대표가 첫 번째로 만났어야 할 대상은 노동계나 시민단체 인사들보다 지난(至難)한 땀과 눈물이 얼룩진 서민 생활의 현장이었어야 했다.
정치는 상징 조작을 통해 국민의 눈을 속이는 속성을 갖고 있다. 그런 면에서 두 대표가 선택한 민생탐방 지역과 인사들은 뉴스의 소재가 되기에 충분했다. 노동계와 시민단체는 힘과 조직을 바탕으로 내년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체다. 그러나 진정 민생의 현장을 보고자 했다면 두 대표는 실업과 실직, 저임금, 고물가에 고통 받고 삶에 지쳐 희망을 잃어버린 민초들을 가장 먼저 찾아 눈물을 함께 흘렸어야 했다. 가장 낮고 어두운 곳을 찾아 허리를 숙이고 몸을 낮춰 그들의 목소리를 들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서민정당을 외치며 민생 속으로 찾아가는 홍 대표나 민생 진보를 외치며 2차 희망 대장정에 나선 손 대표 모두 TV 카메라나 신문기자의 펜을 의식하지 말고 민초들과 몸으로 부대끼며 땀 냄새를 함께 나누는 민생현장을 찾아야 한다. 더불어 민생 투어를 통해 우리 정치가 민생과 얼마나 유리돼 있는가를 깨닫기 바란다. 내년 양대 선거에서의 유불리를 따지지 말고 진정한 국리민복이 무엇인지를 깊이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한다. 더불어 선거 승리는 민심을 얻을 때 얻어지는 것이라는 점도 함께 깨달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