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병 ‘컴퓨터 중독’ 막으려면 말뿐인 일과표 철저실천 중요

입력 2011-07-17 17:30


전국 초·중·고등학교가 18∼23일 여름방학에 들어간다. 아이들은 즐겁지만 부모들은 걱정이 많다.

가장 염려되는 것이 인터넷 게임에 너무 몰입하는 중독 현상이다. 인터넷 중독은 우울증을 유발하고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학습장애 등을 유발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아산병원 정신과 홍진표 교수는 17일 “연구자마다 차이가 있지만, 우리나라 청소년 중 10∼30%, 대학생의 10% 가량이 학업 및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길 정도로 과도하게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근 가장 주목받고 있는 것이 우울증이다. 우울증에 걸리면, 우울감이나 삶의 어려움을 인터넷 사용 행위를 통해 보상받으려 하고, 인터넷에 몰두함으로써 우울한 감정을 줄이려는 경향이 점점 강해진다.

이를 예방하려면 방학기간에도 평소 계획표대로 생활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통 방학기간 중 인터넷 게임 문제가 더 많이 발생하는 이유 중 하나가 일상적인 하루 일과가 방학으로 인해 망가지기 때문이다. 시간이 많다 보면 자연히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 시간도 늘어나는 것이다. 따라서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 때까지 공부는 물론 쉬는 것, 노는 것, 인터넷 사용까지를 모두 포함한 하루 일과표를 자발적으로 짜도록 하고, 지키게 하는 습관을 길들여야 한다.

인터넷을 사용하는 시간도 제한해야 한다. 홍 교수는 “청소년기, 아니 초등학교 고학년생만 돼도 아이들을 통제하기가 어려워진다”며 “가급적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스스로 자신을 통제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가족 간 유대 강화도 필요하다. 가족으로부터의 소외, 부모의 지지 부족, 애정 결핍, 과도한 밀착 관계 등은 인터넷 의존성을 높이는 주요 위험인자로 꼽힌다. 아이들이 자신의 고충과 스트레스를 가족들과 나누고 해결할 수 있도록 가족 간 친밀도를 높여야 한다.

홍 교수는 “컴퓨터와 게임을 하지 않고, 이메일을 확인하지 않고도 가족들과 함께 얼마든지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음을 실제 경험을 통해 일깨워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