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 보는 예장 통합 ‘평신도 지도지침서’… 세상 속 소명받은 자 예수도 평신도였다

입력 2011-07-17 17:33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 총회 평신도지도위원회가 곧 ‘평신도 지도지침서’를 발간한다. 기독교대한감리회에서 1979년 ‘평신도 활동지침서’, 1990년 ‘평신도 생활지침서’를 펴낸 이래 교단 차원의 지침서가 나오기는 처음이다. 교단의 대표적 신학자와 목회자들이 집필에 참여했고 오는 9월 교단 총회 때 전 총대원에게 배포될 이 책의 내용을 미리 살펴봤다.

◇평신도란=지침서는 국내 평신도 운동의 역사, 신학적·성서적 의미 등을 탐구하며 평신도의 개념을 정의하고 있다. 영남신학대학교 정경호 교수는 “하나님의 백성(laos)이라는 말에서 평신도(laity)라는 말이 생겼으며 예수 그리스도는 레위 가문 출신도, 정규 신학 교육을 받지도 않은 평신도였다” 등의 논거로 “교회는 처음부터 철저하게 ‘평신도 운동’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호남신학대학교 박흥순 교수는 평신도는 성경 구·신약이 공통적으로 제시하는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개념에서 출발하되 이스라엘 신앙공동체를 넘어서는 대안적 개념인 ‘그리스도인’, ‘하나님의 가족’, ‘그리스도의 몸의 지체’라는 정체성으로 발전된다고 정리했다. 박 교수는 “여기에 근거할 때 성직자와 평신도의 구분이 위계적 구조가 아닌 상호 보완적 관계로 재정립될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장로회신학대학교 한국일 교수는 “평신도는 그저 ‘목회자가 아닌 교회의 일원’을 가리키는 소극적 의미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우리가 흔히 사용하는 ‘평신도’는 남녀 교회 성도로 대부분의 시간을 세상의 직업(주부 포함)으로 보내고 있는 사람이라는 뜻이라면서 이는 ‘신학적’ 구분이 아닌 ‘사회학적’ 구분이라고 규정했다. 신학적으로는 “모든 성도가 하나님의 소명을 받았다고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제는 세상 속으로=지침서에는 평신도의 사회적 사명이 강조돼 있다. 한 교수는 목회자에게 ‘소명의 장’이 교회라면 평신도에게는 ‘세상’이라며 교회는 평신도가 “세상 속에서 잘못된 문화와 가치관, 습관과 제도 등을 복음에 비추어 대항하며 살아가는 자”가 되도록 양육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지중앙교회 이상진 목사는 “평신도 운동가들이 초기 펼쳤던 ‘복음적 사회운동’이 일제 탄압과 6·25전쟁, 군부독재 시대를 지나면서 약화 또는 변질됐고 그 결과 한국 교회의 위상이 떨어졌다”면서 “기독교 안티 세력이 기승하는 이때 한국 교회가 다시 민족의 희망이 되려면 사회운동, 즉 사회선교가 요청된다”고 주장했다.

◇연합운동이 필요한 이유=지침서는 1924년 태동한 예장 통합 남선교회전국연합회, 1928년 조직된 여전도회전국연합회의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데 강조점을 두면서 평신도 연합운동의 필요성을 설명한다. 그 주된 이유는 개교회주의를 벗어나 사회 선교로 지평을 넓히기 위해서다.

시온성교회 유종만 목사는 ‘남선교회의 역할과 활동 영역’을 설명한 글에서 “앞으로 교회는 외적으로는 종교 간 갈등, 내적으로는 퇴폐문화와 반기독교 정서, 물질만능주의 등과 싸워야 한다”면서 “여기에 평신도, 그중에서 남선교회의 큰 과제가 있다”고 전했다.

연신교회 이순창 목사는 구한말 ‘전도부인’의 활동을 “폐쇄된 체제 속에 내방 깊숙이 묻혀 있던 여인들을 교회로 인도함으로써 여성을 내외법과 구습에서 해방시켰다”면서 “복음서와 전도지를 들고 지방 순회 전도를 했던 부인들은 복음의 지방 확산뿐 아니라 여성 개화에 중요한 공헌을 했다”고 평가했다. 섬김과 봉사로 ‘모성적 지도력’을 발휘하면 여전도회는 21세기 힌국 교회에서 그리스도의 자랑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목사는 평신도 연합 활동을 대형 교회와 작은 교회, 또는 작은 교회들끼리의 ‘지역교회 연합’과 사회단체 및 지역민들과 협력하는 ‘지역사회와의 연대’로 발전시켜 지역사회 통합에 기여하자고 권고했다.

글·사진=황세원 기자 hwsw@kmib.co.kr